【서울=뉴시스】박준형 기자 = 영화에서나 가능했던 꿈을 해석하고 영상화하기 위한 뇌 활동 기록 장치가 개발돼 세간의 관심을 끌고 있다.

영국 BBC는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따르면 미국 과학자 모란 서프 박사팀이 높은 수준의 뇌의 활동을 기록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8일 보도했다.

서프 박사팀의 궁극적인 목표는 뇌 활동을 전자적으로 영상화함과 동시에 사람들의 꿈의 기억을 입증할 수 있는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것이다.

서프 박사는 "사람들의 꿈을 읽고 싶다"며 뇌 활동 기록 장치를 토대로 꿈을 전자적으로 기록하고 해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서프 박사는 "우리의 목표는 꿈에 침입하는 것이 아니다"며 "연구를 통해 사람들이 왜 꿈을 꾸고 어떻게 꿈을 꾸는지에 대한 이해의 폭을 확장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꿈을 꾸는 이유에 대한 명백한 해답은 없다"며 "우리가 답을 얻고자 하는 것 중 하나는 실제로 꿈이 언제, 어떻게 생겨나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프 박사팀의 연구는 인간의 뇌세포나 신경세포의 활동이 구체적인 대상이나 개념과 연관돼 있다는 초기 연구에 기초하고 있다. 예를 들어 서프 박사팀은 한 실험 대상자가 마릴린 먼로를 생각할 때 특정한 신경세포가 반응하는 것을 발견했다.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구체적인 이미지나 개념과 연관된 신경세포 조합을 데이터베이스로 구축할 경우 꿈의 영상화가 가능하다는 이론이다.

하지만 또 다른 꿈 전문가이자 임상 심리학자인 로더릭 오너 박사는 "꿈의 해석을 위해서는 복잡한 전체 꿈의 묘사를 필요로 하기 때문에 서프 박사팀의 연구 결과가 실제로 꿈의 해석을 통한 치료에는 사용될 수 없을 것"이라며 문제를 제기했다.

일부에서는 신경세포들을 관찰하기 위한 장치를 외과적 수술을 통해 인간의 뇌에 심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서프 박사는 "꿈을 기록하고 해석하기 위해서는 아직도 많은 여정이 필요하다"면서도 "우리의 기술로 혼수 상태에 빠진 사람들처럼 대화를 할 수 없는 사람들의 정신을 읽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우리가 한 사람의 뇌에 접근한다면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것들을 생각할 수 있고 상상력의 세상을 항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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