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유세진 기자 = 뉴질랜드에서 술값이 물값보다 싸지면서 공공보건에 큰 악영향을 불러올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고 영국 텔레그래프지가 15일 보도했다.

뉴질랜드 온타고 대학 연구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뉴질랜드에서 250㎖당 포도주 가격은 최저 62센트(약 690원)으로 같은 용량의 물값 69센트(약 768)원보다 더 싼 것으로 나타났다.

뉴질랜드 의학저널지에 발표한 연구 결과에서 연구팀은 또 지난 10년 간 뉴질랜드의 평균 임금은 크게 올랐지만 술값은 오히려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닉 윌슨 교수는 "뉴질랜드에서 술을 마시는 것은 가장 값싼 비용으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이라며 이에 따라 술을 마시는 사람이 늘어났으며 음주문화도 다양해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는 젊은 층에서의 과음을 부르고 건강에 문제를 일으키는 등 과음에 따른 여러 가지 사회적 문제들을 일으킬 수 있다.

윌슨 교수는 슈퍼마켓이나 주류점에서의 할인 경쟁이 술을 더욱 값싸게 구입할 수 있게 만들어 음주 인구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몇년 간 뉴질랜드의 포도 작황이 좋아 포도 재배농가들이 싼값에 포도를 출하하는 것도 술값을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

그러나 윌슨 교수와 함께 연구에 참여한 피오나 구너새카라 교수는 술값이 싸지면서 결국 뉴질랜드 국민들의 건강을 해치게 될 것이며 의료보험에 막대한 부담을 불러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들은 뉴질랜드 정부가 흡연을 억제하기 위해 세금을 인상하고 담배 광고 및 판매를 규제하며 소매점 영업시간을 제한한 것과 같은 정책들을 주류에 대해서도 도입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은 또 주류에 대한 최저가격제를 실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윌슨과 구너세카라 교수는 이런 정책들을 도입한다 하더라도 적당히 술을 마시는 사람들은 큰 타격을 받지 않을 것이라면서 하지만 뉴질랜드에서 과음을 줄이는데는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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