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박준형 기자 = "한국 연예인을 좋아하고 특히 최지우를 좋아해요"
지난 5일 서울 중랑구 중랑중학교에서는 일본 전통의상을 입고 일본 전통 현악기인 '샤미센'을 연주한 학생이 눈길을 끌었다. 주인공은 일본 다쓰미다이중학교에 재학 중인 가와카미 코이치군(15).
코이치군은 또 다른 일본 중학생 7명과 함께 지난 4일 한국을 방문했다. 이들 8명은 일본 문부성 소관의 카메노리재단이 주최하고 일본 외무성 소관의 국제프렌드십협회에서 추진한 국제교류 프로그램에 지원한 학생들로, 일본 전역에서 응모한 수많은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최종 선정되는 '행운'을 얻었다. 코이치군 역시 험난한 시험과 면접을 거쳐 이번에 한국 땅을 밟게 됐다.
코이치군은 "지난 여름 신문에서 카메노리재단이 한국을 방문할 중학생들을 모집한다는 기사를 보고 한국에 가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해 응모했다"며 "1차 작문과 2차 면접을 통과해 한국에 올 수 있는 행운을 얻게 됐다"고 밝혔다.
평소 한국에 대한 관심이 많았던 코이치군은 첫 한국 방문에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특히 한국드라마와 한국요리를 좋아한다며 한국에 대한 특별한 애정을 과시했다.
코이치군은 "초등학교 때부터 한국드라마와 불고기나 김치 등 한국요리를 좋아해서 자연스럽게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갖게 됐다"며 "한국 연예인 중에서 특히 지우히메(최지우)를 좋아하고 지우히메가 출연한 '천국의 계단'이 가장 좋아하는 드라마"라고 말했다.
이어 "언젠가는 한국에 꼭 가고 싶었기 때문에 초등학교 때부터 CD가 딸린 책을 이용해 독학으로 틈틈이 한국어를 공부했다"며 강조했다.
맞벌이를 하는 부모 밑에서 외아들로 자랐다는 코이치군은 '샤미센 주니어 전국대회'(만20세 미만 참가)에서 5차례나 우승한 실력파다.
"아버지가 취미로 하던 샤미센 연주를 보고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시작했다"며 "생각처럼 실력이 늘지 않아서 스트레스를 받던 시기도 있었지만 여기서 그만두면 안 된다는 생각에 연습을 계속한 결과 초등학교 6학년 때 처음 대회에서 1등을 차지했다"고 했다.
한국문화와 샤미센에 대한 애정을 표현한 코이치군은 일본문화를 세계에 알리는 일을 하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샤미센 뿐만 아니라 '쿄겐'이라는 일본전통 코미디도 배우고 있다"며 "다양한 일본의 전통문화를 이웃나라에 소개하고 알리는 일에 종사하고 싶다"고 웃음 지었다.
이날 중랑중학교에서 샤미센 연주 실력을 뽐낸 코이치군은 한국의 학생들에게 뜨거운 박수갈채를 받았다. 또 다른 일본 학생들도 각자 오키나와 전통무용과 검도 등을 선보이면서 일본문화 전도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이들은 10일까지 국회를 견학하고 수원화성, KBS드라마센터, 단국대 죽전캠퍼스, 롯데월드, 민속박물관 등을 방문하는 등 소중한 한국 체험을 마치고 고국으로 돌아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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