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뉴시스】강수윤 기자 = 올해 노벨생리의학상이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발견한 로버트 에드워즈 박사에게 돌아간 것은 아기를 못 낳아 고통받고 있는 전 세계의 수많은 부부들에게 희망을 안겨줬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연구소의 노벨상 위원회는 4일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체외수정(IVF·시험관아기시술) 기술을 개발해 전 세계 모든 부부의 10% 이상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불임을 치료할 수 있는 길을 연 영국의 로버트 에드워즈가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최영식 연세의대 산부인과 조교수는 "시험관 아기 시술이 개발되기 전까지 불임부부들이 임신할 수 있는 방법이 없었는데 체외수정 방법을 통해 임신에 성공할 수 있는 여성들이 생겼다는 것은 생식의학분야에 큰 업적"이라며 "전세계적으로도 시험관 아기 시술로 태어난 아이들이 많다"고 평가했다.
에드워즈 박사는 체외수정(IVF·in vitro fertilization) 기술에 대한 연구를 1950년대 시작해 1968년 처음으로 체외수정에 성공했다.
정상적인 임신 과정을 살펴보면 가임기 여성은 정상적으로 28~35일 주기로 배란이 일어나고 배란된 난자는 나팔관에서 정자와 만나 수정이 되며 수정된 배아는 자궁내막에 착상한다.
시험관 아기 시술은 난소로부터 배란되기 전에 난자를 체외로 채취해 시험관 내에서 정자와 함께 수정시키고 수정된 배아를 다시 자궁경부를 통해 자궁 내로 이식하는 방법이다.
시험관 아기 시술을 통해 불임부부가 아기를 가질 수 있는 가능성은 약 30%로 건강한 부부의 임신 가능성(20~25%)와 비슷한 수준이다.
과거에는 자연 주기로 1개의 난자만을 채취해 수정시켰으나 요즘에는 임신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과배란 유도를 시행해 여러 개의 난자를 채취한다.
그러나 쌍둥이 임신율이 높아지는 등 부작용이 발생해 일부 국가에서는 배아를 자궁 내로 이식할 때 이식하는 배아의 개수를 제한하고 있다. 또 배란유도제를 사용한 과배란 유도가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됨에 따라 1970년대 자연주기로 복귀하자는게 생식의학계 분위기다.
세계 첫 시험관 아기는 1978년 7월25일 영국에서 탄생한 루이스 브라운이다. 우리나라에서는 1985년 서울대병원 장윤석 교수팀에 의해 첫 시험관 아기가 임신됐고 같은 해 제왕절개 분만으로 한국 최초의 시험관 아기 쌍둥이가 태어났다.
이후 지금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400만명 이상의 시험관 아기가 태어났다. 우리나라에서는 매년 2만9000건의 시험관 아기 시술이 이뤄지고 있으며 불임부부들이 늘어나면서 시험관 아기 시술도 증가하는 추세다.
최 조교수는 "최근 만혼풍조가 확산되면서 나이가 든 여성이 결혼을 해서도 임신이 잘 안되고 결혼을 일찍해도 첫 아이를 낳는 것을 미뤄 불임부부들이 늘어나고 있다"면서 "일부 젊은이들의 문란한 성생활이나 환경적인 요인도 불임원인에 기여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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