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정진하 기자 =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유방암 환자가 급증, 여성 암 발병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출생 체중과 키, 머리둘레 등이 향후 유방암 발병과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는 연구가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영국 런던대학 보건대학원 연구팀은 최근 여성 60만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 32개를 분석한 결과, 출생 시 체중과 신장, 머리둘레가 큰 여성일수록 유방암에 걸릴 확률이 크게 증가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영국 BBC 인터넷판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보도햇다.

이사벨 도스 산토스 실바 교수가 실시한 이번 분석 연구에 따르면, 출생 체중의 경우 0.5㎏ 더 나갈 수록 유방암 발병률이 7% 증가했다.

또 출생 시 신장이 49㎝ 미만이었던 여성 100명 중 10명(80세 기준)이 유방암에 걸린 반면 신장이 51㎝ 이상이었던 여성의 경우, 이보다 많은 11.5명이 유방암에 걸렸다.

연구팀은 이 같은 출생시 크기가 유방암 발병 전체에서 차지하는 요인이 약 5%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이미 유방암의 확정적 발병 요인으로 밝혀진 음주가 차지하는 비중과 거의 비등할 정도의 강력한 요인이라고 연구팀은 밝혔다.

한편, 출생 크기가 후에 유방암 발병률과 연관되는 데는 이것이 태아 시기 노출된 자궁의 환경과 관련이 있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큰 태아일 수록 엄마의 자궁에서 에스트로겐 등 다른 호르몬에 더 많이 노출되는 경향이 있으며, 이것이 한 원인일 수 있다는 것이다.

영국 유방암 퇴치 및 예방 운동단체인 '유방암 케어(Breast Cancer Care)'의 대변인은 이 같은 연구 결과와 관련, "출생 시 크기는 각 개인이 조절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만, 이 같은 '고위험군' 여성의 경우 후천적 요인인 음주, 식이요법 등을 조절함으로써 유방암 위험을 낮추기 위해 노력할 수 있을 것"이라며 특히 50대 이상의 여성들의 경우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 치료할 것을 권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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