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정옥주 기자 = 휴대전화를 사용하는 어린이들과 10대 청소년들에게 뇌종양이 발병할 확률이 5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는 연구결과를 영국 일간 데일리 메일이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스웨덴 오레브로 대학병원의 레나트 하델 박사는 20세 이전에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들의 경우 뇌종양의 일종인 신경교종이 발생할 확률이 5배나 높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하델 박사는 또 가정 내 무선 전화기 역시 휴대전화와 마찬가지로 위험성이 높다고 지적하며 무선 전화를 장기간 사용한 어린이들에게 신경교종이 발생할 확률은 4배가량 높은 것으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또 20대에 휴대전화를 사용하기 시작한 이들의 경우 신경교종에 걸릴 확률이 50%, 청각 상실을 유발하는 청신경초종에 걸릴 위험은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특히 뇌와 신경계 발달이 이뤄지고 있는 어린이들의 경우 머리 크기가 작고 두개골 역시 얇기 때문에 전자파가 뇌에 더욱 깊게 침투할 수 있어 그 위험이 더욱 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에 따라 12세 이하 어린이들의 경우 긴급 상황을 제외하고 휴대전화 사용이 금지돼야 하며 청소년들은 통화시 반드시 핸즈프리 장치를 사용하고 문자메시지 사용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영국의 16세 청소년 가운데 90%, 초등학생들의 40% 이상이 휴대폰을 소지하고 있는 가운데 연구팀은 이 같은 휴대전화 사용의 급증은 미래 인류의 건강에 심각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뉴욕 주립대학 공중보건학과의 데이비드 카펜터 학장은 “어린이들은 휴대전화에 상당한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며 “휴대전화 사용은 뇌종양을 유행병처럼 확산시켜 우리는 공중 보건의 위기에 직면하게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연구팀은 또 이 같은 현상은 성인들에게도 적용된다며 휴대전화를 10년 이상 사용한 성인들도 뇌종양에 걸릴 위험이 크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의구심을 표하는 전문가들도 적지 않다.

일부 전문가들은 암이 발병하기까지 수 년이 걸릴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휴대전화 보급의 일반화가 그 만큼 오래되지 않았기 때문에 휴대폰 사용과 암 발병 사이에 연관성이 있다고 규정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한편 지난주 유럽의회는 투표를 통해 각 유럽 국가들에 휴대전화, 무선전화, 와이파이(Wi-fi) 등과 같은 기기들의 전자파 유출을 엄격히 제한할 것을 촉구하기로 결정했다.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