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마공원 소속으로 활동 중인 '머니카'(3세, 20조, 배대선 조교사)가 삼관의 첫 관문인 KRA 컵 마일(GII) 경주에서 2위 도착마(트리플신화)와의 차이를 11마신(약 26m)으로 벌이며 대차 우승했다.
박태종 기수가 기승한 '머니카'의 1600m 우승기록은 1분 41.4초였으며 확정배당률은 단승식 1.6배, 연승식 1.1배를 기록해 인기순위 1위를 기록했다.
◇서울경마공원, '머니카' 통해 2년간의 수모 되갚아
이번 경기가 갖는 의미는 다양하다. 우선 2008년부터 서울과 부경간의 통합경주로 시행된 6회의 삼관경주에서 단 한 차례도 서울소속 마필이 우승하지 못했기 때문에 이번 '머니카'의 우승이 서울 마필관계자들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경마공원은 지난 1989년 과천으로 부지를 옮긴 뒤 실질적인 한국경마의 중심으로써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해 왔다.
2005년에 부경경마공원이 생겼고 본격적인 경마시행이 2006년부터 시행됐음을 감안하면 두 경마공원의 연차는 15년도 넘게 차이가 난다.
뚝섬시절이나 신설동 시절의 노하우가 그대로 건너왔다는 부분까지 감안하면 두 경마장의 연차는 이보다 훨씬 커진다.
하지만 막상 두 경마공원 간 진검승부가 펼쳐진 지난 2008년, 의외의 결과가 나오고 말았다. 부경경마공원 소속 마필들이 통합경주 전체를 싹쓸이 우승해 서울경마공원 관계자들을 놀라게 했었다.
이 같은 현상은 2009년까지 이어졌다. 결국 3세마 경주로 치러진 두 번의 삼관경주 리그에서 서울은 부경경마공원의 후배님들의 잔치를 구경할 뿐이었다.
그러나 이번 ‘머니카’의 우승으로 서울 관계자들의 사기가 크게 올랐음은 자명한 사실이다.
‘머니카’와 함께 달렸던 4두의 경주마들은 결국 스스로의 우승만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서울경마관계자들의 자존심까지 등에 업고 경주에 나섰던 것이다.
결국 서울경마공원은 ‘머니카’덕에 체면을 유지하게 된 셈이다.
◇두 번째 삼관마 나올 수 있나?
'머니카'의 우승으로 경마계는 '올해는 삼관마가 탄생할 수 있지 않겠는가?'하는 기대감에 술렁이고 있다.
오는 5월로 예정된 코리안더비(GI)와 10월 농식품부장관배(GII)에서 우승을 차지하면 지난 2007년 '제이에스홀드' 이후 3년 만에 3관마가 탄생하게 되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경마전문가 H씨는 "이번 경주에서 보여준 '머니카'의 능력이라면 남은 두 개 경주에서 선전을 기대할 수 있어 삼관달성을 기대할만 하다"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에 출전한 마필들이 서울과 부경에서 내로라는 실력을 가진 국내산 3세 마필들이기 때문에 이 같은 의견에 무게가 실린다.
하지만 반론도 만만찮다.
경마전문가 C씨는 "이번 경주에 출전하지 않은 능력마가 서울에 두 마리나 더 있다"고 말한 뒤 "여러 가지 이유로 이번 원정길에 오르지는 않았지만 서울에서 치러지는 삼관 두 번째 경주인 코리안더비(GI)에서 이 마필들을 쉽게 꺾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C씨가 밝힌 서울의 능력마는 ‘노던에이스’와 ‘선봉불패’다. ‘노던에이스’는 현재 전적이 3전 밖에 안 되지만 전승을 기록 중이다. 하지만 직전경주에서 2위와의 도착차가 무려 13마신에 이르는 등 타고난 능력마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선봉불패’ 역시 지난주 경마에서 통산 6승째를 기록하며 1군에 입성해 만만찮은 실력을 보이고 있다.
‘머니카’의 삼관달성에 대해 이렇듯 의견이 분분한 것에 대해 한 전문가는 "삼관이라는 특수성 때문에 섣부른 예측이 힘들기 때문"이라며 "3세마로 한정된 경주인만큼 하루하루 각 마필의 성장세가 달라 언제고 이변이 연출될 가능성이 많다"고 밝혔다.
결국 삼관마 탄생 여부는 모든 경주가 끝나봐야 알 수 있겠지만 ‘머니카’가 유리한 고지에 있다는 사실은 분명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