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헬스】장영식 기자 = 지난 9월 9일 김정일 위원장의 뇌졸중 가능성이 외신을 통해 보도된 지 일주일 동안 이와 관련한 국내 언론보도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국내 언론은 외신을 인용하거나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근거로 기사를 내보내고 있다.

하지만 이와는 다른 형태의 눈에 띄는 기사들이 있다.

국내 의료진의 발언을 인용해 김정일 위원장의 질병상태를 분석하는 예측기사들이 그것이다.

A교수는 한 언론사에 김정일 위원장의 상태에 대해 "당뇨와 고지혈증 등의 증상만 놓고 봤을 때는 뇌출혈 보다 뇌경색에 가깝다"면서 "하지만 아시아인들의 경우 뇌출혈 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뇌출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는 의견을 내놓았다.

B교수의 경우 같은 언론사에 "뇌경색일 경우 만약 3시간 이내에 혈전용해제로 치료가 가능한 수준이라면 앞으로 큰 문제가 없겠지만 증상이 혈전용해제로 해결될 정도가 아니라면 치료가 불가능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뇌경색을 단서로 달았지만 김정일 위원장의 건강이 회복불능일 수 있다는 의견을 내포하고 있다.

이들의 발언은 그동안 언론에 보도된 내용을 토대로 하고 있다. 외신이 뇌졸중 가능성을 시사했다는 점과 당뇨와 고지혈증을 앓았다는 점이 판단 기준이다.

그동안의 국내외 언론보도를 놓고 봤을때 김정일 위원장이 뇌졸중을 앓고 있는 것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당뇨와 고지혈증을 앓았던 사람이 쓰러진다면 그 이유가 모두 뇌졸중에 의해서일까.

의사가 환자를 직접 진찰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그 환자의 상태에 대해 설명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김정일 위원장 같은 경우 언론에 노출되고 싶어하는 의사가 자발적으로 답변에 응했을 수도 있지만 의료인은 환자와는 별개로 질환에 대한 답변을 했을 뿐인데 언론사가 이를 교묘하게 편집한 경우일 수도 있다.

전자도, 후자도 바람직하지 않다. 언론사는 언론사 나름대로, 의료인은 의료인 나름대로 좀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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