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헬스】장영식 기자 = 전 국민을 행복하게 만들었던 2008 베이징올림픽이 끝난 지 수주가 지났지만 그 감동은 아직까지 지워지지 않고 있다.

특히 박태환 선수는 자유형 400m에서 금메달을 따며 불모지였던 한국수영의 희망으로 떠오르며 감동을 선사했다.

현재 전국의 수영장은 박태환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하지만 마린보이 덕에 수영장을 찾은 이들 중 피부 트러블로 당황하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16일 지미안피부과 김경호 원장에게 수영장에서 생길 수 있는 피부병과 예방법을 들어봤다.

◇수영장에서 생길 수 있는 피부병

전국의 수영장들은 박태환 효과로 들썩이고 있다. 새로 수영을 배우기 위해 수강신청을 하거나 또는 예전에 그만 둔 수영을 다시 하기 위해 수영장을 찾는 경우도 많아지면서 수영의 저변인구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문제는 실내수영장에서 수영을 한 후 각종 피부 트러블을 얻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바로 수질방지를 위해 투여되는 염소 때문이다.

수영장에서는 감염 방지를 위해 수질을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야 하는데, 수질 관리를 위해 가장 흔하게 사용되는 방법이 염소(chlorine) 소독이다.

염소라는 화학물질을 물에 직접 주입하는 이 방법은 다른 소독법에 비해 비용이 적게 들고 살균효과가 우수해 대다수 수영장에서 염소소독을 택하고 있다.

염소는 가격이 싸고 소량으로도 멸균력이 뛰어나며 각종 수인성 전염병을 예방하는 긍정적인 기능이 있다. 하지만 염소는 매우 강력한 맹독성 물질이기도 하다. 1차 세계대전 당시 대량의 인명 살상용 독가스로 사용된 것이 바로 이 염소다.

염소소독을 한 수영장을 이용하면 일단 피부가 건조해지고 거칠어지기 쉽다. 매일 수영 강습을 다니는 사람들의 수영복은 3~4개월 만에 늘어나고 탈색이 되거나 삭는 것을 경험하기 쉽다.

사람의 피부나 두피 등은 모두 유기물질로 형성돼 있는데 화학성분인 염소성분에 계속 노출되면 피부가 거칠어지고 건조해지게 된다.

특히 손발 피부가 건조해지고, 각질이 일어나면서 허물처럼 벗겨지는 증상이 생길 수도 있다. 또 아토피성 피부염을 갖고 있다면 아토피 증상이 더욱 악화되기 쉽다. 때로는 여드름, 건선, 습진 등을 유발되기도 한다.

자극을 받는 것은 모발도 마찬가지다. 소독성분은 모발의 천연성분을 파괴해 머리결이 갈라지거나 건조해지고 탄력과 윤기가 없어지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수영을 다니면 잦은 샤워를 할 수밖에 없는데 잦은 샤워는 피부와 모발의 건조를 더욱 촉진한다.

수영장에선 무좀균이나 사마귀 바이러스에도 감염되기 쉬우므로 주의해야 한다. 수영장 바닥이나 주변에 깔려 있는 매트, 샤워장 등에는 무좀 및 사마귀 환자로부터 떨어져 나온 균이 존재하는데 이를 통해 감염될 수 있다.

◇수영장에서 피부 건강 지키는 비결은?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고 유산소 운동 효과가 뛰어난 수영. 피부가 약하다고 수영의 장점을 외면할 수는 없다. 수영을 다니면서도 피부 건강을 지키는 방법을 잘 알아두면 된다.

첫째, 수영 후 샤워를 철저히 한다. 잦은 샤워는 피부의 천연보호막인 피지와 각질을 깎여나가게 해 피부 건조를 유발한다. 그러나 소독성분이 섞인 수영장 물은 깨끗이 닦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둘째, 뜨거운 물 샤워는 피한다. 뜨거운 물은 피부표면의 보습막을 제거해 건조현상을 더욱 부추긴다. 사우나 등도 자제한다.

셋째, 개인용 슬리퍼나 샌들을 신는다. 수질이 검사 상 기준을 통과했어도 공동 탈의실, 수영장 바닥과 주변에 깔려 있는 매트, 샤워장, 목욕탕 바닥에는 병원성 세균이 검출될 수 있다. 때문에 피부염 악화나 이차 감염을 막기 위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넷째, 샤워 시 때수건으로 때를 밀지 않는다. 거친 때수건으로 피부를 밀면 피부에 큰 자극이 된다. 각질층은 피부와 외부와의 마찰이나 외기로부터 보호해주는 기능도 있다.

다섯째, 샴푸 후 수건으로 머리를 감싸 말리며 절대 비비지 않는다. 젖은 머리는 가장 약한 상태이기 때문에 쉽게 부러지고 손상받기 쉽다. 또 열에 약하니 드라이기 및 열을 쬐는 것은 피하고 빗질도 머리가 젖은 상태에서는 하지 않는다.

여섯째, 수영을 끝낸 후에는 즉시 수영복을 벗고 건조한 옷으로 갈아입는다. 수영복을 입었던 자리는 피부가 습해져 곰팡이 감염의 위험이 있다.

일곱째, 오존 소독을 하는 수영장을 찾는다. 오존은 각종 유해가스 및 인체에 해로운 유기물질 등을 공격, 이들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산화되면서 물을 살균한다. 종래의 염소계 살균체보다 7배 높은 살균력을 보유하면서도 잔류성이 없다.

여덟째, 수영 후 수영복을 깨끗이 세탁한다. 수영복 원단 사이사이에 수영장 물에 있는 화학성분이나 세균이 남아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만약 수영복을 깨끗이 세탁하지 않고 계속 착용하게 된다면 세균성 질환이나 자극성 피부염이 발생할 수 있다.

아홉째, 샴푸는 손상된 모발용 제품을 사용한다. 샴푸 후에는 반드시 컨디셔너를 사용한다. 컨디셔너는 모발에 보호막을 형성시켜 털의 건조를 방지한다.

열 번째, 수영장을 다녀온 뒤 피부가 건조하고 가렵고 빨개진다면 전문의를 찾아 진단을 받는다. 감염성 질환이 발생한 경우에는 환부를 적절히 소독하고 항생제를 복용해 질환이 더 크게 번지는 것을 조기에 막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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