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모병원 조석구 교수 팀 발표

▲ 가톨릭의료원 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조석구 교수
【서울=뉴시스헬스】김연환 기자 = 신장암을 백신으로 치료하는 길이 열리게 될 전망이다. 신장암은 방사선, 항암제 등의 항암치료 효과가 크지 않으며, 일단 발병하면 종양을 잘라내는 것 외에 특별한 치료법이 없는 난치성 질환이다.

가톨릭대학교 성모병원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조석구 교수와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문유석 교수(미생물학교실)가 공동 연구를 통해 한국인의 90% 이상이 보유하고 있는 B형 간염 면역체계를 이용, 신장암 종양세포를 억제할 수 있는 종양백신을 개발했다.

조 교수팀은 지난 4월 이 백신에 대한 특허등록을 마쳤으며, 전이성 신장암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이 종양백신은 B형 간염 바이러스 유전자 가운데 감염력은 없고 항원성이 강한 ‘B형 간염 표면 항원(이하 HBS 항원)’ 유전자만을 복제해 환자의 신장암 세포에 도입시켜 방사선 조사 후 만든다.

따라서 예방접종 등을 통해 기존에 B형 간염 면역력이 있는 신장암 환자는 백신을 통해 HBS 항원이 발현된 신장암 세포를 항원으로 인식해 종양 발생을 억제하게 된다.

조 교수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B형 간염 예방접종으로 B형 간염 면역력이 생성된 쥐를 대상으로 HBS 항원이 발현된 신장암 세포를 투여한 결과 실험군에서는 종양이 발생하지 않으나, 그 외 모든 대조군에서는 종양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장암은 면역성이 강해 면역치료를 시행하기 좋은 질환이지만 암 환자의 경우 체내의 면역력이 저하돼 있고, 종양에 대한 특이적인 항원이 알려져 있지 않아서 치료 수준의 강한 면역 반응을 유도하기 어렵다.

그러나 이번 백신은 암 환자라고 해도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은 한번 확립되면 평생 지속된다는 점에 착안해 개발됐다.

특히, 사람들이 기존에 가지고 있는 B형 간염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체계를 이용해 체내의 종양세포를 인식하도록 만드는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적용됐다.

조혈모세포이식센터 조석구 교수는 “한국은 B형 간염 바이러스 유병율이 높아 전 국민을 대상으로 백신 접종 사업이 진행되고 있으며, 국민의 90%가 B형 간염 바이러스 면역력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신장암 종양백신의 적용이 용이하고 효과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특히, “신장암 종양백신과 같은 면역 세포 치료법은 기존의 항암치료법(수술, 항암제, 방사선치료 등)과 달리 부작용이 적고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이는 미래 종양 치료의 새로운 방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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