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졸중은 예기치 못한 상태에서 갑자기 발병하기 때문에 많은 경우 개인과 가정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친다. 특히 당사자가 사회적으로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경우는 사회와 국가에도 커다란 영향을 미치게 된다.
1945년 2월 2차 세계대전이 끝나갈 무렵 열렸던 얄타회담. 이 회담에서 결정된 내용은 우리나라의 역사에 커다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이 회담의 주인공들인 루즈벨트, 스탈린과 처칠이 그 당시 이미 뇌졸중으로 고생하고 있었거나 이 회담후 얼마지나지 않아 뇌졸중으로 세상을 떠난 것을 아는 이는 별로 없다.
김정일 위원장의 뇌졸중 사망 논란은 당뇨와 심근경색을 장기간 앓아왔으며, 아버지 김일성이 고혈압으로 사망한 가족병력에 근거한 것으로 판단된다. 당뇨와 고혈압은 뇌졸중의 중요한 위험신호들이다.
특히 술을 즐기고, 비디오광으로 알려진 생활습관과 복무비만 체형도 뇌졸중을 불러일으킬만한 유인이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뇌졸중은 우리나라에서 단일장기 질환으로는 1위의 사망원인을 차지하고 있다. 심장질환, 간질환, 위암보다도 10만명 당 사망자수가 2~3배나 많다. 뇌졸중은 중년 이후의 가장 흔한 장애의 원인이기도 하다.
뇌졸중은 뇌혈관의 이상으로 오게 되는데, 뇌에 있는 혈관이 막혀서 오는 경우를 뇌경색, 뇌혈관이 터져서 오는 경우를 뇌출혈이라고 한다.
뇌경색은 혈관이 동맥경화증 등에 의해 점점 좁아져서 막히는 동맥경화성 뇌경색과 심장병이 있는 환자에서 만들어진 피딱지(색전) 같은 것이 혈액을 타고 지나다 뇌에 있는 혈관을 막아서 생기는 뇌색전으로 나누기도 한다.
뇌의 깊숙한 곳에 혈액을 공급하는 아주 가느다란 혈관들이 막히는 경우 꼭 뇌에 작은 구멍이 난 것 같다고 해 소공성 뇌경색이라고 한다.
뇌출혈은 뇌속의 혈관이 터져서 오는 뇌실질내 출혈과 뇌를 싸고 있는 막과 뇌사이에 출혈이 되는 지주막하 출혈로 나뉜다.
뇌실질내 출혈은 보통 고혈압 환자에서 발생하고 지주막하 출혈은 뇌동맥이 꽈리와 같이 부풀어 있다가 얇아진 동맥벽이 터지거나 동맥과 정맥의 기형을 가지고 있던 환자에서 발생한다.
뇌세포는 혈액공급에 아주 민감하기 때문에 혈액공급이 중단되면 즉시 기능이 없어지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파괴되기 시작한다. 이러한 뇌졸중의 특성 때문에 오랫동안 뇌졸중은 일단 발병하면 뇌손상을 막을 치료방법이 마땅치 않고 예방과 재활치료 만이 가능한 병으로 생각돼 왔다.
하지만 최근 눈부신 연구성과를 통해 뇌졸중 급성기 치료의 길이 열리기 시작했다. 대표적으로 혈전용해제를 이용해서 혈관을 막고 있는 혈전을 녹임으로써 뇌조직으로 혈액이 다시 공급되게 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이 치료방법은 뇌세포가 완전히 파괴되기 전에 투여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는 한계가 있다. 즉, 뇌졸중이 발생한 후 빠른 시간내에 치료가 시작돼야 치료에 성공할 수 있다.
최근에는 혈전용해제 치료 이외에 뇌졸중으로 인한 뇌세포 파괴를 최소화하기 위한 또 다른 치료법들이 속속 개발되고 있다. 지금까지 개발된 소위 신경보호약물이라고 불리우는 이런 약제들은 아직 우수하다고 할 만큼 효과적이지는 않지만 계속 새로운 약제들이 개발되고 있기 때문에 향후 멀지 않아 획기적이고 좋은 소식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신경과 허지회 교수는 "급성기 치료가 시간과의 싸움이라면 급성기 이후의 치료는 끊임 없는 노력과 자기와의 싸움이라고 할 수 있다"며, "급성기 치료후 후유증 없이 호전되는 경우도 있지만, 마비등 장애가 남는 경우 또한 많지만 이때에도 좌절하지 않고 적절한 재활치료를 받게 되면 좋은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