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가 최근 서울경마공원 대강당에서 개최한 '한국마사회 창립60주년 기념 국제경마심포지엄'이 성황리에 종료됐다.
프랭크 가브리엘 두바이 레이싱 클럽 회장 등 세계 경마계의 거물들이 대거 참석한 동 심포지엄에는 국내외 경마전문가 5백여 명이 강당을 가득 메워 경마산업에 대한 열기를 실감케 했다.
첫 번째 연사로 나선 프랭크 가브리엘 회장은 세계 최고의 경마대회로 떠오른 두바이 월드컵의 성공 사례를 설명했다.
국제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경마대회의 조건으로 높은 상금, 적절한 개최 시기, 최고 수준의 시설, 국가 간 경주마 이동을 위한 검역문제 해결, 우수마와 인력을 유인할 수 있는 매력적인 조건,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조직 구성, 국제 경마언론을 통한 홍보, 스폰서 유치 등을 꼽았다.
가브리엘 회장은 특히 6만 명의 수용인원을 자랑하는 메이단(Meydan) 신규 경마장을 소개하며 잔디주로, 보트하우스 등을 갖춘 이 초호화판 경마장이 두바이의 새로운 명물이 될 것임을 암시했다.
뒤를 이어 발표한 톰 머튼 두바이 레이싱 클럽 수의검역 책임자는 국제경주 개최를 위해 가장 선결돼야 할 과제로 검역과 수송 문제를 꼽았으며, 국가 간 경주마 이동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문제들을 심도 있게 분석했다.
윌리엄 네이더 홍콩자키클럽 이사는 국제경주 개최의 어려움과 노하우를 함께 들려주었고, 숭 체 밍 싱가포르 터프클럽 이사는 싱가포르가 좁은 국토와 적은 인구에도 불구하고 마주의 33.0%, 조교사의 56.5%, 기수의 55.7%가 외국인일 정도로 높은 개방성과 국제화 노력에 힘입어 세계적으로 수준 높은 경마를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가장 관심을 끌었던 발표자는 엄청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 경마산업의 현황을 알려준 윌슨 쳉 전 홍콩자키클럽 홍보담당이사였다. 그는 만일 중국경마가 합법화되면 총 매출액이 150억 달러(약 18조원), 정부 세수가 7.2조원에 이르며 300만 명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은 근대경마가 일찍 시작되었으나, 1949년 공산혁명 이후에 경마가 금지되었고, 이후 1992년 광저우에서 경마가 부활했으나 부정부패로 1999년 다시 폐쇄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 하지만 최근 중국 정부 고위층의 인식 변화가 감지되고 있어 경마 베팅의 허용은 점차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마지막 발표자인 엘로디 가르몽 프랑스 갤럽 이사는 한국경마가 국제화되기 위해서는 국제화 마인드가 가장 중요하다며 혈통서의 국제공인, 외국인에 대한 마주시장 개방 등 한국경마가 글로벌 스탠더드로 도약할 것을 주문했다.
한국마사회 경마선진화팀 정태인 차장은 "외국의 경마산업이 서로 교류․경쟁하고 발전하는 동안 한국 경마는 혹독한 규제에 발목이 잡혀 우물 안 개구리처럼 국제 사회에서 낙오되고 말았다"며 "한국경마의 국제화를 위해서는 경마에 대한 우리 사회의 근본적인 인식 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