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비만, 대인관계 악영향…운동-식이-행동요법 필요
이처럼 급격히 증가하고 있는 소아비만은 어린이와 청소년의 건강뿐 아니라 장래 성인비만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우려가 높다. 더월스페이스 소아청소년과 이현정 원장에게 소아비만의 증상과 실태, 예방과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대인관계 악영향 및 성인병에 시달리기도
오상우 교수에 따르면 2005년 어린이 비만 유병률은 9.7%로 지난 1997년에 비해 약 2배가 증가했다. 특히 남아의 경우 1997년 6.1%이었으나 2005년에는 11.3%를 기록했고 여아의 경우 1997년 5.5%에서 2005년 8.0%를 나타냈다.
뿐만 아니라 이 자료에 따르면 남자 10세의 비만율이 17.6%, 여자 17세의 비만율이 14.8%나 됐고, 서울 일부지역 특정 연령층의 비만율은 무려 25%에 달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줬다.
흔히 날로 살이 찌는 자녀를 보며 부모들은 '아이가 건강하다는 증거'로 생각하기 쉽지만 소아비만은 건강이 아니라 질병의 증거다.
그렇다면 뚱뚱한 소아에게는 어떤 문제가 생길까? 우선 열등감과 우울증 등에 시달릴 수 있다. 이와 함께 비만아는 정상아에 비해 자신의 신체적 외모와 특징에 대해 낮게 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로 인해 대인관계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성인에게서나 볼 수 있는 심혈관질환, 고지혈증, 지방간, 당뇨 등의 질환이 나타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살이 찌면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이 생겨서 성인형 당뇨병이 발생할 수 있다.
◇성인 비만치료와 성격 달리해야
소아비만의 치료는 일반 성인의 비만 치료와는 그 성격을 달리한다. 일반 성인이라면 단지 체중 감량만을 목적으로 해도 상관이 없지만 소아라면 성장과 발달까지 고려해 체중을 조절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소아가 성인처럼 무리하게 체중을 감량하게 되면 빈혈과 영양결핍은 물론 심하면 성장장애까지 유발할 수 있다.
소아비만 치료는 운동요법, 식이요법, 행동요법 등으로 이뤄지는 것이 일반적이며 원칙적으로 약물이나 수술 치료는 하지 않는다.
▲운동요법
소아의 경우 감량보다 재미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태권도나 수영도 좋지만 축구, 농구 등 친구들과 함께 할 수 있는 운동에 참여시켜야 꾸준히 할 수 있다.
그러나 중등도의 비만 어린이라면 처음부터 격렬한 운동은 무리다. 비만도는 {(실측 체중-신장별 표준체중)÷신장별 표준체중 체중}×100(%)로 계산할 수 있는데, 10~20%를 과체중, 20~30%를 경도 비만, 30~50%를 중등도 비만, 50% 이상을 고도 비만으로 분류한다.
또한 유산소운동과 함께 가벼운 덤벨 운동이나 팔굽혀펴기 등으로 근력을 향상시켜줘야 한다. 만약 한 시간을 운동한다면 40분은 유산소운동에 투자하고 15분은 근력운동, 그리고 5분은 유연성을 좋게 하는 스트레칭을 해주는 것이 적절하다.
성장기에는 뼈나 관절에 심한 충격을 줄 정도로 격렬하게 운동하거나 장시간 운동하는 것은 오히려 해롭기 때문에 피한다. 현실적으로 가능한 운동시간을 정하되 점차 그 시간을 늘려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식이요법
중등도 이상 비만 아이의 하루 권장 칼로리 계산법은 '1000Cal+(만 나이×100)'에서 350∼500Cal(중등도 비만은 350Cal, 고도비만은 500Cal)를 뺀 수치다. 즉, 만 14세인 중등도 비만 자녀의 경우 1일 권장 칼로리는 '1000Cal+(14×100)―350Cal'로 2050Cal가 된다. 참고로, 밥 한공기의 열량은 약 300Cal이다.
자녀에게 마음대로 먹일 수 있는 식품에는 채소 중에는 오이, 당근, 배추, 무, 김, 미역, 다시마, 버섯 등이 있다. 이들 음식에는 당, 지방, 나트륨이 없거나 매우 적다.
한편 사과, 귤, 배, 수박, 토마토 등은 과식을 하지 않는다면 큰 무리가 없는 과일이며 기름기를 제거한 육류, 껍질 제거한 닭고기, 생선구이, 생선찜, 계란, 두부 등도 많이만 먹지 않으면 괜찮다.
그러나 마요네즈를 사용한 채소는 되도록 삼가야 한다. 과일통조림도 마찬가지다.
▲행동요법
무엇보다 선행돼야 할 사항은 바로 부모의 생활습관이다. 보통 부모가 비만이면 자녀도 비만인 경우가 많다. 부모의 잘못된 생활습관을 아이가 그대로 답습하기 때문이다.
우선 자녀와 함께 외출할 때는 가급적 차를 타기보단 함께 걸으며 밥 먹고 바로 누워 TV를 시청하는 등의 모습은 보여주지 말아야 한다.
또 몸에 좋은 야채와 과일을 자녀가 먹기 거부하면 윽박지르며 먹이기보단 부모가 먼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음식을 만들 때 아이를 동참시키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자신이 만들었다는 성취감에 음식을 맛있게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