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라레=AP/뉴시스】서유정 기자 = 짐바브웨 의사들이 1일 짐바브웨 국민들에게 "아프지 말 것"을 명령(?)했다.

짐바브웨 의사들은 국민들에게 "병에 걸릴 경우 병원에서조차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할 것"이라며 그 이유를 설명했다.

의사들은 현재 짐바브웨에 불어 닥친 경기 침체로 대형 병원들도 의약품 부족과 의료 장비 부족 등으로 문을 닫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지적했다.

경기 침체로 1000 병상을 자랑하는 대형 병원들도 병원 운영이 불가능하며 이들 병원들은 모두 X-레이와 항생제 등 기본 의료시설 및 의약품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 병원에서는 응급상황에서 절실하게 필요한 심폐소생기 또한 작동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짐바브웨에서는 현재 뼈가 부러진 환자들의 경우 자체적으로 깁스를 할 수 있는 도구를 가져와야 할 실정이며 병원 내에서 사용하는 위생 장갑 또한 부족한 실정이다.

짐바브웨 건강 관리 당국은 짐바브웨의 정치적 위기로 인해 짐바브웨에 가해지고 있는 서방 국가의 원조 중단 행위를 비난했다.

현재 서방 국가들은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의 인권 탄압 행위를 비난하면서 짐바브웨에 대한 원조를 중단했다.

서방 국가의 원조 활동 재개를 위해서 짐바브웨에서는 현재 진행중인 여·야간의 권력 분점 협상이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야 하지만 현재 여·야는 합의점을 찾지 못하는 등 권력 분점 협상은 난항을 겪고 있다.

이러는 가운데 짐바브웨 경제는 바닥을 쳤으며 경기 침체로 물건이 가득 차야 할 선반들은 보기 민망할 정도로 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병원에서는 엘리베이터도 작동하지 않고 있다.

보험 회사 직원인 제이콥 크와람바는 폐렴에 걸린 그의 동생 치료를 위해 하라레 소재 파리렌야트와 병원으로 데리고 갔다. 이 병원은 한때 좋은 의료 시설과 좋은 의료진을 자랑하던 곳이었다.

그러나 경기 침체로 병원 운영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느 파리렌야트와 병원의 응급실 의사는 크와람바에게 약국으로 가 폐렴 약을 구입해 동생에게 먹이라고 말할 뿐 그 외에 아무것도 해 줄 수 있는 것이 없었다.

크와람바는 의사 말대로 인근 약국으로 가 폐렴 약을 구입했지만 동생은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쳐 결국 사망했다.

크와람바는 "내 동생이 앓고 있던 병은 심각한 병이 아니다"며 "믿을 수가 없다"고 통곡했다.

하라레 현지 의사들은 "응급 처치도 환자와 환자 가족들의 경제적 상황이 뒷받침 될 때에만 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따라 의료진은 "현실이 처참하다"고 말하면서 "1년전만 해도 이같은 경기 침체는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이라며 현 상황에 한숨을 내 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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