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푸틴 알래스카 회담 핵심 요약: 논의된 5가지와 제외된 1가지”

[뉴스인] 김효헌 =푸틴과 트럼프가 알래스카에서 마주 앉는다.
이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면 침공 이후,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대통령과 갖는 첫 대면이다.
이번 회담은 단순한 ‘탐색적 접촉(feel-out meeting)’으로 불리지만,
그 안에는 지정학적 갈등, 자원전쟁, 안보 체계 재편성이라는 거대한 의제가 숨어 있다.
이번 회담에서 다뤄질 5가지 핵심 의제
1. 우크라이나 영토 분할 및 ‘해변가 영토’
푸틴은 여전히 도네츠크와 루한시크를 포함한 돈바스 지역의 ‘해방’을 전쟁의 주요 목표로 삼고 있다.
반면 우크라이나는 이 지역을 방어하며 물러설 수 없다는 입장이다.
트럼프는 ‘영토 교환’(land-swapping) 아이디어를 꺼내들었다.
그는 러시아가 점령한 헤르손과 자포리자를 “해변가 부동산”이라 부르며, 이를 도네츠크와 교환할 수 있다는 뉘앙스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크림반도와 육상 연결을 위해 흑해와 아조프해 연안 영토는 러시아가 절대 포기하지 않을 지역이다.
결국 현실성 없는 계산으로 그칠 가능성이 크다.

2. 우크라이나의 안보 보장 vs 나토 확장 반대
푸틴은 반복적으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불가를 요구하고 있다.
한편 젤렌스키는 미래의 침공을 막기 위한 강력한 안보 보장을 요구한다.
트럼프는 이번 주 젤렌스키 및 유럽 정상들과의 통화에서 나토 가입은 없다고 못 박았다.
하지만 안보 보장 없이는 젤렌스키의 정치적 입지가 무너진다.
미국 국무장관 마르코 루비오는 말했다.
“평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어떤 식으로든 안보 보장 논의가 불가피하다.”
양쪽을 만족시킬 수 있는 절충안 마련이 트럼프의 과제가 될 것이다.
3. 우크라이나 아동 납치 문제 – 회담에서 제외
러시아는 침공 이후 2만 명 이상의 우크라이나 아동을 강제 이송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4개월 된 유아까지 납치됐다는 보고도 있다.
그러나 백악관 대변인 카롤라인 레빗은 분명히 했다.
“아동 반환 문제는 알래스카 회담 의제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인도주의 문제를 외교 협상에서 제외함으로써 회담 분위기를 전략적 이슈에 집중시키려는 시도다.
하지만 인권과 정의를 외면하는 결정이라는 비판도 뒤따를 것이다.
4. 유럽 내 미사일 철수 요구와 냉전 구조 회귀
푸틴은 오랜 시간 유럽 내 미국의 군사력 확대, 특히 장거리 미사일 배치에 강한 거부감을 보여왔다.
특히 2026년부터 독일에 배치될 예정인 SM-6, 토마호크, 다크이글 극초음속 미사일은 러시아 안보 전략에 큰 위협으로 간주된다.
그는 이를 두고 다음과 같이 언급했다.
“이건 냉전 시기의 그림자를 떠올리게 한다.”
최근 푸틴은 1987년 중거리핵전력조약(INF)을 더 이상 준수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이 조약은 미국과 러시아가 각각 2,600기의 미사일을 폐기했던 핵심 조약이었다.
하지만 실상은 이미 러시아가 수년 전부터 해당 조약을 무시하고, 극초음속 탄도미사일을 우크라이나에 사용해 온 것이 사실이다.
푸틴은 이번 회담에서 트럼프에게 미국 미사일의 유럽 배치를 철회하라고 강력히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단순한 무기 문제가 아닌, 냉전 이후 형성된 유럽의 안보 지형을 재편하려는 시도로 해석될 수 있다.

5. 석유와 희토류: 자원의 정치학
크렘린은 이번 회담에서 “무역과 경제 분야의 양자 협력”이 논의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기에는 우크라이나 점령지 내 광물 자원에 대한 경제적 접근권도 포함된다.
최근 보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지역의 경제적 통제권을 인정하는 방안을 논의한 적이 있다.
트럼프는 이미 우크라이나와 광물 공급 계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콩고-르완다 평화협정 모델을 본보기로 삼을 가능성이 있다.
해당 협정에서는 미국 광산 기업에 희토류 독점 채굴권을 제공하는 조건으로 평화가 성사됐다.
또한 러시아의 풍부한 석유·가스 자원은 트럼프에게 또 다른 유혹이다.
크렘린은 미국 석유 기업들에게 러시아 내 시추 재개 기회를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부펀드(RDIF)의 키릴 드미트리예프는 이렇게 말했다.
“러시아의 천연자원 기회를 미국이 마다할 이유가 없습니다.”
트럼프 역시 폭스뉴스 라디오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석유와 가스에서 엄청난 잠재력을 지닌 나라”라고 말했다.
이는 경제적 인센티브를 통한 외교적 타협 시도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6. 논의되지 않을 유일한 이슈: 인도주의 문제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을 것이 분명해진 유일한 이슈는,
바로 러시아가 납치한 우크라이나 어린이들의 송환 문제다.
미국 정부는 이 문제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인도주의 문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직접 해결해야 할 사안이다.”
이는 전략적 의제에 집중하고, 복잡하고 감정적인 사안을 회피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는 국제사회로부터 “도덕적 회피”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이익의 교환, 평화의 본질인가?
이번 푸틴-트럼프 회담은 표면적으로는 전쟁 종식을 위한 외교적 시도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영토, 안보, 자원, 제재라는 현실적 이해관계의 교환으로 점철되어 있다.
트럼프는 ‘평화의 중재자’가 되고 싶어 하고,
푸틴은 ‘승리의 외교관’이 되고자 한다.
그 사이에서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국민의 고통이 거래의 카드로 쓰이고 있는 현실이 씁쓸할 따름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