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아시스 16년 만의 귀환, 환희와 비극이 교차한 무대

[뉴스인] 김효헌 =영국의 전설적인 록 밴드 오아시스가 16년 만에 재결합해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역사적인 공연을 펼쳤다. 리암과 노엘 갤러거 형제가 다시 한 무대에 선다는 소식은 전 세계 음악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했고, 티켓 예매는 말 그대로 전쟁이었다.

스탠딩 티켓은 약 £151(약 26만 원), 좌석은 £74~£206, 프리미엄 패키지는 £500을 넘었으며, 다이나믹 프라이싱이 적용되면서 실제 가격은 몇 배로 뛰었다. 온라인 대기열에서 몇 시간씩 기다리며 티켓을 확보한 팬들은 소셜미디어에 환호와 눈물을 함께 올렸다. 한 팬은 “티켓을 얻는 순간 모든 기다림이 보상받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티켓 경쟁의 현실은 녹록지 않았다. 필자의 지인 중 한 명은 티켓을 구하려다 서버 오류와 대기열 초기화 문제로 끝내 표를 확보하지 못했다. 또 다른 친구는 티켓 가격이 너무 비싸 결국 구매를 포기했다. 이처럼 많은 팬들이 오아시스의 재결합을 손꼽아 기다렸지만, 복잡한 예매 시스템과 과도한 가격 상승은 진정한 팬들이 공연을 즐길 기회를 제한하는 구조적 문제를 보여주었다.

 

공연 당일 웸블리 스타디움은 말 그대로 축제의 현장이었다. 팬들은 무려 하루 25만 파인트(약 14만 2천 리터)의 맥주를 마셨다. 이는 500ml 맥주병 약 28만 4천 병, 355ml 맥주캔 약 40만 개에 해당하는 양으로, 올림픽 규격 수영장 1/18에 달하는 양이다. 팬들은 맥주잔을 부딪치며 90년대의 향수를 나누었고, 오아시스의 노래에 맞춰 9만 명이 하나가 된 듯한 장관을 연출했다.

 

그러나 환희는 비극으로 얼룩졌다. 8월 2일 공연 중, 40대 남성이 상층 관중석에서 추락해 현장에서 사망한 것이다. 의료진이 신속히 대응했지만 끝내 그를 살릴 수 없었다. 오아시스는 즉시 “깊은 충격과 슬픔을 느낀다”며 유가족에게 애도를 전했다. 다음 날 공연에서 밴드는 대표곡 〈Live Forever〉를 헌정했고, 9만 명의 관객은 휴대폰 불빛을 들어 함께 추모했다.

 

이번 재결합 공연은 영국 전역을 뜨겁게 달궜다. 특히 다음 일정이 잡힌 에딘버러 머레이필드 스타디움은 이미 8월 8일, 9일, 12일 공연이 전석 매진됐다. 스코틀랜드 팬들은 “인생 최고의 여름이 될 것”이라며 들뜬 반응을 보였고, 장시간 대기열을 뚫고 티켓을 구한 팬들은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공연 당일을 앞두고 현지 교통 당국은 추가 열차와 인력을 배치하며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스코틀랜드 팬들은 이번 공연을 “90년대의 추억이 다시 살아나는 역사적인 순간”이라 평가하며, BBC와의 인터뷰에서 한 팬은 “오아시스의 노래는 내 인생의 배경음악이었다. 그들을 다시 보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고 전했다.

오아시스의 귀환은 전 세계 팬들에게 잊을 수 없는 감동을 주고 있다. 그러나 이번 비극은 화려한 무대 뒤의 안전 문제를 다시금 일깨운다. 공연이 진정한 축제가 되기 위해서는 팬들의 생명과 권리를 보호하는 공정한 티켓 시스템과 철저한 안전 대책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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