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인] 조진성 기자 = 서울동부지검의 새 수장 임은정 지검장이 4일 취임식에서 검찰 조직을 정면으로 겨냥한 일갈로 개혁론자의 귀환을 알렸다.
그는 “검찰은 언제나 맞지도 틀리지도 않는 저울로 존재해야 한다”며, “정확도를 잃은 저울은 결국 폐기될 뿐”이라고 비판의 수위를 높였다.
임 지검장은 “표적 수사, 봐주기 수사, 제 식구 감싸기가 공공연히 자행됐다”며 “이제는 그런 사실을 인정하고, 우리가 자격 있는 조직인지 돌아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검찰이 정의를 말할 자격이 있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을 조직 안팎에 던졌다.
◇“자초한 개혁의 파도…이제는 신뢰 회복 나서야”
그는 수사구조 개혁에 대한 검찰 내부의 반발에 대해서도 “우리가 자초한 해일”이라며 “권한을 지키는 데 목소리를 높일 것이 아니라, 국민의 신뢰를 얻기 위해 행동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 발언은 단순한 비판을 넘어 검찰 스스로의 환골탈태를 촉구하는 메시지로 읽힌다.
과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관련 긴급출국금지 사건 등을 언급하며 “무죄가 선고된 피고인들에게 검찰은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그런 우리가 정의를 논할 자격이 있는가”라며 사법 피해자에 대한 사과와 반성을 주문했다.
◇“검찰의 침묵은 불의에 대한 동조”
임 지검장은 “검찰의 집단행동, 침묵, 방관은 곧 불의에의 동조였다”며 “우리 모두 잘못했다는 인식을 갖자”고 강조했다. 과거 존경했던 검찰 선배가 내란 사건으로 조사받는 모습을 본 후배들의 참담함도 언급하며, 검찰 내부의 성찰과 쇄신을 강하게 요구했다.
◇“이대로면 해체도 피하지 못할 것”
출근길에서도 그는 “검찰이 지금은 수술대 위에 올라 있다”며, “제대로 달라지지 않는다면 해체에 가까운 개혁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검찰 내부의 반발은 줄어든 것 같지만, 반성의 깊이는 아직 미지수”라는 냉정한 평가도 더했다.
임은정 지검장의 취임 일성은 단순한 인사말이 아니었다. 그것은 검찰에게 던지는 최후의 경고이자, 개혁의 칼끝을 스스로에게 겨눈 선언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