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임준공 위반, 전액 손해배상 인정… 대주단에 유리한 판례 쌓여

법무법인 로엘 정태근 변호사.
법무법인 로엘 정태근 변호사.

[뉴스인] 조진성 기자 = 책임준공 기한을 넘긴 신탁사에 전액 손해배상 책임을 인정한 이례적 판결이 나왔다.

이번 1심 판결은 새마을금고 등으로 구성된 대주단이 법무법인 로엘(정태근 대표변호사)을 통해 승소한 사건으로, 향후 유사 분쟁의 결정적 판례로 작용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법무법인 로엘, 대주단 100% 손해배상 판결 이끌어

이번 소송은 총 23개 새마을금고로 구성된 대주단이 신탁사를 상대로 제기한 것으로, 로엘 소속 정태근 대표변호사를 중심으로 임상우, 강종범, 이정빈, 전병욱 변호사 등 부동산 전문 변호인단이 약 1년간 치열한 법정 공방을 벌였다.

법원은 대출약정서와 신탁계약, 책임준공확약서 등에 명시된 손해배상 조항을 근거로, 대주단이 청구한 대출 원리금 전액을 신탁사가 배상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이는 신탁사의 책임준공 기한 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범위를 명확히 설정한 판례로, 관련 업계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정태근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단순한 민사 승소를 넘어, 신탁사의 책임준공확약의 법적 성격과 손해배상 범위를 구체적으로 판단한 중요한 선례”라고 평가했다.

◇법조계 “신탁사에 유리했던 구도 뒤집은 사례”

이번 판결 이후 로엘을 포함한 법무법인들에는 유사 소송을 준비하거나, 반대로 소송을 피하기 위해 합의를 모색하는 신탁사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

실제로 판결 이후 신탁사 측에서 "1년간만 시간을 달라"며 합의 문구 조율에 나서는 등, 대주단의 법적 우위가 확실해진 분위기다.

특히 신한자산신탁은 항소를 제기했지만, 만약 1심 판결이 확정된다면 연 12%의 지연이자까지 부담해야 해 조속한 타협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 15건 이상 유사소송 진행 중

이번 소송 외에도 전국적으로 약 15건의 책임준공 미이행 관련 소송이 진행 중이며, 그 중 다수는 법무법인 로엘이 대리하고 있다.

손해배상 청구 금액은 수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KB부동산신탁, 교보자산신탁, 코리아신탁 등 주요 신탁사들도 줄줄이 피소되며, 부동산PF 시장 전반의 법적 지형에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정태근 변호사는 “수조 원 규모의 책임준공 사업에 신탁사들이 무리하게 뛰어든 결과, 시장 전체가 리스크에 노출됐다”며 “이번 판결은 신탁사들에 보다 신중한 사업 선별과 리스크 관리의 필요성을 일깨워준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향후 금융기관 대출심사에도 영향 전망

이번 판결은 부동산PF에 참여한 금융기관에도 큰 시사점을 남긴다. 로엘 측은 향후 PF 대출을 검토하는 금융기관들이 신탁사의 책임준공 이행 능력, 재무 건전성에 대한 보다 엄격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경각심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로엘은 “책임준공 관련 리스크를 사전에 방지할 수 있도록, 대출약정 단계부터 세부 계약서 작성에 치밀함을 기할 것”이라며 "계약서 내 배상 조항이 이번 사건의 승소를 가능케 한 결정적 요소였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지난 1월 31일부터 책임준공확약 관련 모범규준을 시행하고 있지만, 이는 시행 이전 체결된 계약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결국 법적 분쟁의 여지는 여전히 남아 있으며, 이번 판례가 향후 수많은 유사사건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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