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효허의 스코틀랜드이야기

[뉴스인] 김효헌 =북한, 러시아 쿠르스크 재건에 병력 파견… UN 제재 무색한 ‘군사 동맹’

북한이 러시아의 쿠르스크 지역 재건을 돕기 위해 군인과 건설 인력 6,000명을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이들의 주요 임무는 전쟁으로 파괴된 지역 복구와 지뢰 제거 작업이다. 유엔 안보리 제재를 정면으로 위배한 이번 조치는 김정은 정권과 푸틴 정부 간의 군사적 유대가 한층 공고해졌음을 보여준다.

이번 발표는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가안보회의 의장이 최근 3개월 사이 세 번째로 북한을 방문한 자리에서 이뤄졌다. 특히 이번 방문은 푸틴과 김정은이 평양에서 포괄적 전략 파트너십 조약을 체결한 지 정확히 1년 되는 날에 맞춰져, 두 정상 간의 특별한 관계를 재확인하는 계기가 됐다.

쇼이구 의장은 “김정은 위원장이 1,000명의 공병과 5,000명의 군 건설 노동자 파견을 결정했다”며, “이들은 러시아 영토에서 지뢰 제거와 인프라 복구 작업에 투입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또한 “이 작업은 조만간 시작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 국가정보원에 따르면, 올해만 해도 북한은 쿠르스크 지역에 3,000명의 병력을 보냈으며, 2024년 전체로는 11,000명이 투입된 것으로 추산된다. 영국 국방부는 이들 중 절반가량이 전사하거나 부상당했다고 분석했다. 특히, 생존한 북한 포로들의 증언에 따르면 드론 공격으로 큰 피해를 입었고, 일부 병사들은 포로가 되기를 거부하며 자폭하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러시아와 북한은 전사한 북한 병사들을 기리는 공동 추모 사업도 계획 중이다. 쇼이구는 “양국 정상은 전투에 참가한 조선인민군 병사들의 업적을 기리기로 결정했다”며, “러시아와 북한 내에 기념비를 건립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특히 평양에는 박물관을 포함한 대형 기념 복합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며, 이를 위한 조각가와 건축가들도 이번 방북단에 포함되었다.

한편, 유엔은 외화 획득을 차단하기 위해 북한 노동자들의 해외 취업을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 정부는 현재 러시아 내에 약 15,000명의 북한 노동자가 활동 중이라고 보고 있다. 이들의 급여는 대부분 북한 국가기관을 통해 관리되며, 상당 부분이 정권에 귀속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관영매체는 김정은과 쇼이구의 회담을 보도하며 두 사람의 다정한 포옹 장면을 강조했지만, 병력 파견에 대한 구체적인 언급은 피했다. 조선중앙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은 양국 조약 범위 내 협력 내용을 확인하고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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