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제약 경영진, 회사 돈으로 주가조작?"…감사 고소에 주주 분노 폭발
숨겨진 자본 거래·고의 회생 신청까지…주주들 “기업 정상화 요구” 집단 반발

나원균 동성제약 대표이사. (출처=동성제약 홈페이지)
나원균 동성제약 대표이사. (출처=동성제약 홈페이지)

[뉴스인] 조진성 기자 = 70년 역사를 자랑하던 동성제약이 전례 없는 경영 위기와 법적 논란의 중심에 섰다. 현재 최대주주 지위를 놓고 브랜드리팩터링과 법적 분쟁 중인 나원균 대표와 일부 경영진이 회사 자금을 불법 유출하고, 이를 주가 부양과 시세조작에 활용했다는 의혹이 경찰에 고발되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다.

브랜드리팩터링은 나 대표와 원용민, 남궁광 이사 등을 자본시장법 위반 및 횡령 혐의로 서울서초경찰서에 고소했다. 고발장에 따르면 이들은 회사 자금을 특수관계사에 약 180억 원가량 선급금 명목으로 빼돌린 후, 해당 법인을 통해 자사주를 매입하거나 선물옵션 투자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선물옵션 거래 실패로 인한 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개인 보유 주식을 담보로 활용했으며, 주가가 하락하자 자금 유출과 시세조정을 통해 주가를 끌어올리려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실제로 오마샤리프화장품, 루맥스, 코이커머스 등 특수관계사들은 자금 흐름과 관련한 사실확인서를 제출하며 해당 행위가 조직적으로 이뤄졌음을 뒷받침하고 있다.

◇공시 누락과 고의적 회생신청…‘법망 회피 시도’ 정황도 드러나

문제는 단지 자금 유출에 그치지 않는다. 이들은 2024년 말 최대주주 변경 및 경영권 양수도 계약 체결 사실을 공시하지 않은 채, 수백억 원 규모의 교환사채와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유상증자까지 단행했다. 공시 의무를 위반한 채 이뤄진 자금 조달은 투자자 판단을 왜곡시킨 사기성 부정거래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여기에 더해, 나 대표 등은 실사와 경영권 인수에 대한 저지 시도가 무산되자 회생절차를 자발적으로 신청하며 이를 방패막이로 삼으려 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투자 손실을 감추기 위한 이 회생신청은 기업의 실질적 회복보다는 현 경영진의 책임 회피 수단으로 악용됐다는 의혹을 낳고 있다.

◇주가 폭락·투자자 피해…주주들, “경영진 퇴진하라”

회생절차 돌입 이후, 동성제약의 주가는 연일 하한가에 근접하며 거래 정지 우려까지 커지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은 심각한 손실을 입었고, 기업 신뢰도는 바닥으로 추락했다. 유사 사례를 보면 회생신청 기업들은 대부분 상장 폐지까지 이어지는 악순환에 빠졌던 만큼, 이번 사태도 예외는 아니라는 불안감이 팽배하다.

주주들은 성명을 통해 “회생절차로 거래를 재개하기보다는, 먼저 경영진의 교체와 공시 위반에 대한 책임 추궁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주가 폭락의 책임은 내부 경영진에게 있으며, 동성제약이 더 이상 특정인들의 사적 도구가 아닌, 주주의 권익을 대변하는 기업으로 바로 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금융감독 당국의 미온적인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다수의 고소가 접수됐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공시 요구나 조치가 미흡하다는 지적 속에, 투자자 보호를 위한 주권 거래 정지와 신속한 조사가 시급하다는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이번 사태는 단순한 기업 분쟁이 아닌, 한국 자본시장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