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라이프플래닛, 12년 연속 적자…돌파구는 있을까?

[뉴스인] 조진성 기자 = 국내 최초 디지털 생명보험사인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이 12년째 적자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1일 공시에 따르면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24년 회계연도에서 479억 9400만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순손실은 256억 2400만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3년(순손실 213억 9100만 원)보다 적자폭이 커진 결과다.

◇출범 이후 이어지는 적자 행진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13년 9월, 교보생명과 일본 라이프넷생명이 공동 설립한 국내 최초 온라인 전용 생명보험사로 출발했다. 현재는 교보생명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하지만 출범 이후 매년 적자를 기록하며 12년간 누적 손실이 약 2000억 원에 달한다. 2024년에는 창사 이래 최대 적자를 기록해 수익성 회복이 요원한 상황이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미래 보험 시장을 대비해 야심 차게 시작한 회사지만, 수익성 개선에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저렴한 보험료, 수익성 한계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모바일, 전화, 우편을 통한 비대면 방식으로 가입할 수 있는 미니보험을 주력으로 판매한다. 대표적인 상품으로 면역력보험, 식생활보험, 직장인보험 등이 있으며, 종신보험, 상해보험, 연금보험 등도 취급하고 있다. 그러나 미니보험 특성상 보장 범위가 단순하고 보험기간이 짧아 보험료가 상대적으로 낮다. 평균 보험료가 1만 원 수준에 불과해 판매량이 늘어나도 수익성을 높이기가 쉽지 않다.

일반 보험사들은 장기보장성 보험을 통해 보험료를 수령하고 이를 자산운용으로 연결하는 방식으로 수익을 창출한다. 하지만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이러한 구조를 갖추기 어려워 매출 성장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경영 혁신, 효과는 아직?

회사의 지속된 적자에 따라, 교보라이프플래닛은 2023년 말 김영석 전 SK바이오사이언스 전략기획실장을 대표이사로 선임해 경영 혁신을 추진하고 있다. 김 대표는 “국내 최초 디지털 보험사로서 혁신적인 보장 서비스를 제공하고, 누구나 쉽고 편리하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러나 경영진 교체 후에도 적자는 개선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2024년 3월, 교보생명이 125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자본 확충에 나섰다. 이 자금은 재무 건전성 강화 및 사업 경쟁력 확보에 사용될 예정이다.

◇일부 성장 조짐도…새로운 돌파구 찾을까?

비록 적자는 지속되고 있지만, 몇 가지 긍정적인 변화도 나타나고 있다. 2024년 보장성 보험 신계약 월납환산보험료 기준으로 전년 대비 3배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했다. 또한, 2025년 들어 새로운 미니보험 상품을 출시하며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마케팅 측면에서도 변화를 주고 있다. 3월부터 ‘보험, 왜 만나?’라는 신규 광고 캠페인을 시작해 디지털 보험사의 비대면 장점을 적극 홍보하고 있다. 특히 ‘교보라플 맞춤건강종합보험’을 중심으로 설계사 없이도 합리적인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교보생명, 경영 부담 덜었지만…라이프플래닛은 여전히 숙제

한편, 신창재 회장은 최근 7년간 지속된 재무적 투자자(FI)와의 풋옵션 분쟁을 마무리 지으며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했다.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이 보유한 교보생명 지분 13.55%를 제3의 기관에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경영의 큰 걸림돌을 해소한 것이다.

이로 인해 교보생명은 향후 지주사 전환 및 미래 성장 전략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지속적인 적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2025년에는 과연 실적 개선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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