높은 수익률과 LP 압박 부재

교보생명 광화문 본사(왼쪽)와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교보생명 광화문 본사(왼쪽)와 교보생명 신창재 회장.

[뉴스인] 조진성 기자 = 교보생명과 재무적 투자자(FI) 간의 풋옵션 분쟁이 일부 해결된 가운데, IMM 프라이빗에쿼티(PE)의 향후 행보에 시장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일부 투자자들이 낮은 가격에 합의하고 떠난 것과 달리, IMM PE는 여전히 높은 매각 가격을 고수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투자 원금 대비 높은 수익률 덕분에 청산 압박이 크지 않고, 선관주의 의무를 다하기 위한 전략적 판단으로 풀이된다.

최근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은 교보생명 지분을 신창재 회장에게 매각하며 시장에서 발을 뺐다. 두 기관은 매입가(24만5000원)보다 낮은 23만4000원에 지분을 처분했으며, 이에 따라 어피너티 컨소시엄이 와해되었다. 현재 분쟁을 지속하는 FI는 IMM PE와 EQT파트너스뿐이다.

IMM PE가 느긋한 태도를 유지하는 가장 큰 이유는 자금 회수 압박이 낮기 때문이다. 2012년 2600억 원을 투자한 IMM PE는 당시 7600억 원 규모의 블라인드 펀드 ‘로즈골드 2호’를 활용했다. 해당 펀드는 이미 만기가 지났지만, 출자자(LP)들에게 충분한 수익을 분배한 상태여서 급하게 청산할 필요가 없다. 10곳에 투자한 자금 중 8곳에서 회수를 완료했으며, 남은 교보생명과 현대LNG해운에서 회수하는 자금은 추가적인 수익으로 이어진다.

또한, 국민연금의 투자 참여도 협상을 서두를 수 없는 요인 중 하나다. 국민연금은 IMM PE의 공동투자펀드에 500억 원을 출자했으며, 원금 보전을 원하고 있다. 기존 FI들이 회수한 금액 수준으로는 합의가 어려운 상황이므로, IMM PE는 보다 신중하게 협상을 진행할 수밖에 없다.

이와 함께, 선관주의 의무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 만약 FMV(공정시장가치) 산정 전에 원금 이하의 가격으로 합의할 경우, 투자자로부터 비판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 국제상업회의소(ICC)가 FI 측의 손을 들어주며 신 회장에게 FMV 산정을 요구한 상황에서, IMM PE는 결과를 기다린 후 협상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EY한영이 독립적인 평가 기관으로 풋옵션 가격을 산정하고 있으며, 만약 신 회장이 제시한 가격과 10% 이상 차이가 나면 추가 감정평가를 거쳐야 한다. 시간이 걸리겠지만, 전체적인 시장 분위기는 FI 측에 유리하게 흘러가고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IMM PE는 이미 높은 수익률을 기록해 LP들이 상당한 자금을 회수한 상태”라며, “청산을 서두를 이유가 없고, 국민연금이 투자자로 포함된 만큼 다른 운용사와는 다른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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