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종근(왼쪽) 전 특전사령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2025.01.22.
곽종근(왼쪽) 전 특전사령관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 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1차 청문회에 출석해 자리하고 있다. 오른쪽은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 2025.01.22.

[뉴스인] 김태엽 기자 ='12·3 비상계엄' 당일 국회로 투입된 계엄군 지휘관인 곽종근 전 육군특수전사령관이 윤석열 대통령과 마주 앉아 "대통령이 나오게 하라고 지시한 대상은 국회의원"이라고 재차 밝혔다. 

곽 전 사령관은 6일 오후 윤 대통령 탄핵심판의 제6차 변론기일에 증인으로 출석해 국회 측 권영빈 변호사가 '대통령이 계엄 당일 데리고 나오라 한 대상은 의사당 안에 있는 의원들이 맞나'라고 묻자 "정확히 맞다"고 말했다.

곽 전 사령관은 계엄 당일인 지난해 12월 4일 새벽 오전 0시30분께 윤 대통령으로부터 자신의 비화폰(보안전화기)을 통해 전화를 받았다는 검찰 조사기록에 대해 묻는 국회 측 질문에 "네 그렇습니다"고 답변했다. 

검찰은 윤 대통령이 곽 전 사령관에게 '아직 의결 정족수가 안 채워진 것 같다, 빨리 들어가서 의사당 사람들 데리고 나와라'는 취지의 지시를 한 것으로 조사했다.

곽 전 사령관은 계엄일 당시 707특수임무단 병력이 국회 정문 앞에서 대치 중이었고 본관 안쪽으로 들어가지 못한 상황에서 문제의 윤 대통령 연락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이) '의결 정족수', '안에 들어가서 안에 있는 사람 끌어내라' 한 것은 본관 안에 요원들이 없어서 당연히 의원이라고 생각하고 이해했다"고 거듭 설명했다.

곽 전 사령관은 같은 날 오전 0시 20~57분에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으로부터 '국회의원이 150명(해제 요구안 의결 최소 정족수) 안 되도록 막아, 빨리 의사당 문을 열고 들어가서 의원 데리고 나와'라는 지시를 받았다고 했다.

다만 곽 전 사령관은 계엄 당일 자신이 '대통령 지시다. 문짝을 도끼로 부수고서라도 안으로 들어가서 다 끄집어 내라'고 수차례 지시했다는 검찰 조사 결과는 부인했다.

곽 전 사령관은 "제가 이것을 하라고 지시한 게 아니고 대통령과 김 전 장관이 제게 지시한 내용을 참모들과 현장 지휘관과 논의하는 과정과 내용이 그대로 써 있다"며 "결론적으로 제가 하지 말라고 해서 중지 시켰다"고 말했다.

아울러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하는 대국민 담화를 발표하기 직전인 지난해 12월3일 오후 10시24분께 직속 김정근 3여단장에게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수원연수원으로 병력 투입을 지시한 점을 시인했다. 그는 "오후 10시17분에 장관에게 전화가 왔다"고 했다.

그는 계엄 당일 오전 1시3분께 국회에서 계엄 해제 요구안이 가결된 것을 뉴스를 통해 확인했고, 김 전 장관과 통화를 하면서 병력 철수를 보고한 후 4~5분 뒤인 1시7~8분 사이 투입됐던 전 부대 복귀를 지시했다고 덧붙였다.

곽 전 사령관은 지난해 12월 3일 비상계엄령 선포 당일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청사들로 투입된 특전사 부대원들을 지휘한 총책임자로 구속 기소됐다. 김현태 707특수임무단장과 1공수특전여단장에게 '국회의원들을 끌어내라' 지시한 혐의도 포함돼 있다. 

곽 전 사령관은 계엄 이후 공개 석상에서 국회의 비상계엄령 해제 결의안 의결을 막기 위해 의원들을 끌어내라는 윤 대통령의 지시가 있었다는 증언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4일 국회 '윤석열 정부의 비상계엄 선포를 통한 내란혐의 진상규명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국조특위)에서도 윤 대통령이 자신에게 '아직 의결 정족수가 채워지지 않은 것 같다. 빨리 국회 문을 부수고 들어가 안에 있는 인원들을 밖으로 끄집어 내라'고 지시했다고 말한 바 있다. 

곽 전 사령관은 윤 대통령 측의 "'의원'이 아닌 '요원'" 주장과 달리 문제의 통화 당시에는 707특임단 작전 요원들이 국회 정문 밖에 있어 말이 안 되는 주장이라고도 했다.

앞서 이날 오전 증인으로 출석한 곽 전 사령관의 직속 지휘관인 김 단장은 계엄 당일 곽 전 사령관으로부터 통화로 '150명이 넘으면 안 된다'는 말을 들었지만, 의원을 끌어내라는 지시를 받지는 않았다고 진술했다.

한편 이날 헌재는 윤 대통령 측이 증인으로 신청한 박춘섭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비서관도 신문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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