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시스】노창현특파원 기자 = '중국의 쓰레기는 지구촌의 쓰레기!' 뉴욕타임스가 날로 악화되는 중국의 쓰레기 문제가 세계 환경의 재앙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뉴욕타임스는 12일(현지시간) "중국이 쓰레기를 대부분 소각하지만 이 과정에서 배기가스 등 환경 오염 문제가 지구촌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는 A섹션 1면에 사진뉴스와 11면에 올린 톱기사에서 중국의 심각한 쓰레기 문제를 진단했다.

중국 남동부 선전의 쓰레기 소각로 주변은 1마일 떨어진 곳까지 매캐한 타는 연기가 진동하고 짙은 연기로 뒤덮여 있다. 또다른 소각로가 만들어진다는 소식에 수백 명의 주민들이 연좌농성까지 하는 일이 벌어졌다.

인구 15억 명으로 쓰레기 배출량이 세계 최고인 중국이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은 대부분 소각로 건설이다. 매립할 공간이 절대 부족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소각로에서 발암물질인 다이옥신과 수은 등 유독 화학개스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 유독물질은 태평양 상공을 넘어 북미 대륙에까지 옮겨진다는 사실이 인공위성을 통해 관찰되고 있다.

중국 정부도 엄격한 규제를 추진하는 가운데 새로 만들어지는 소각로들은 연기도 거의 없고 다이옥신 등 유독물질이 거의 나오지 않도록 설계되고 있다. 그러나 이런 소각로들은 제작비용이 10배나 비싸다는 문제가 있다.

중국의 쓰레기는 많은 인구도 문제이지만 경제발전으로 인해 소비가 많아지면서 그 양이 엄청나게 늘고 있다. 베이징의 경우 향후 5년 내에 쓰레기를 매립할 공간이 남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로 인해 소각로 건설이 불가피하지만 내륙 중소도시의 경우 기존 방식의 소각로들이 세워지고 있다. 베이징과 상하이 등 대도시는 환경에 대한 관심이 많지만 지방의 경우 이 같은 의식이 거의 없기때문이다.

워싱턴대학과 일리노이 아곤국립연구소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북미의 호수들에서 검출된 수은의 6분의 1은 아시아, 특히 중국의 대기오염 때문에 비롯된 것으로 나타났다. 석탄 연료와 제련소는 물론, 소각로에서 나온 카드뮴 등 유독물질이 다량 섞여 있다.

2005년 월드뱅크 자료에 따르면 중국의 소각로들은 배출 기준과 관련, 아무런 제한없이 만들어졌으며 이후 다이옥신 량은 두배로 증가했다.

소각로는 타고 남은 재 등 찌꺼기 처리 문제도 골치거리다. 종리강 바오안 소각로 수석 엔지니어는 “타고남은 폐쓰레기를 특수 매립지로 보내고 있다”고 말하지만 소각로가 계속 늘어남에 따라 유독 폐기물도 그만큼 증가하고 있다.

일본과 유럽의 경우 역시 매립지 부족으로 대부분 소각로에 의존하지만 쓰레기를 태울 때 발생하는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있다. 소각로 하나 당 약 4만 가구에 공급할 수 양이다.

사실 공간이 있다 해도 쓰레기를 매립하는 것은 바람직스럽지 않다. 매립으로 발생하는 엄청난 양의 메탄 가스기 지구 온난화에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일리노이 노스필드의 에너지컨설팅 회사 대표인 로버트 맥클배인 사장은 “환경 비용으로 따지면 매립하는 것보다 차라리 소각하는게 더 낫다”고 말한다.

중국의 규제기준은 아직 유럽연합이나 미국에 비해 상당히 느슨한 수준이다. 기준 강화를 놓고 지난 3년 간 환경 당국과 국가개발개혁위원회 간에 상당한 알력을 빚어 왔다.

결국 다이옥신 규제를 강화할 필요성은 인정됐지만 환경부 장관이 기준에 맞추지 못하는 소각로 가동을 중단시킬 권한을 부여하는 문제는 합의하지 못했다.

한편 저장 대학 부설 청정에너지연구소의 얀지안화 교수는 “소각로의 다이옥신보다 사람들이 집에서 태우는 쓰레기가 더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얀 교수는 “노천에서 쓰레기를 태우는 것이 훨씬 많은 유독가스를 배출한다. 당국이 쓰레기 수거를 좀더 철저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장기적으로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규제 강화와 소각로 개선은 물론, 1회용품을 줄이고 가능한 재활용을 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나 중국인들은 아직 재활용에 관한 인식이 잘 안돼 있다. 종리강 엔지니어는 “재활용에 신경쓰는 사람들이 없다”며 계몽의 필요성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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