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2.23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중앙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4.02.23

[뉴스인] 김태엽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해 현역 의원 평가에 들어가기 직전 '당 대표에 대한 평가는 조정이 가능하다'고 관련 문구를 수정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재명 대표가 하위 20%에 포함될 가능성을 우려해 변경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23일 민주당이 지난해 9월 당무위원회에서 의결한 '제21대 국회의원 평가 분야 및 방법' 자료를 보면 의정 활동 항목에서 '당 대표와 국무위원은 수행 기간에 비례해 입법 수행 실적, 위원회 수행 실적, 본회의 질문 수행 실적의 평균 점수를 가산함'이라고 적시했다. 당 대표와 정부 부처의 장관으로 활동하는 의원은 의정 활동을 평시처럼 수행하기 어렵다는 점을 고려해 예외 조항을 둔 것이다. 

하지만 보름 후 각 의원실에 배포된 평가 기준 자료에는 해당 부분이 '당 대표와 국무위원의 경우 수행 기간에 비례해 입법 수행 실적 등 일부 항목 점수 조정'이라고 바뀌었다. '평균 점수 가산'이 '조정'으로 변경된 셈이다.

이에 비명계는 이 대표가 하위 20%에 포함되는 것을 막기 위해 평가 기준을 모호하게 손질한 것 아니냐고 반발하고 있다. 당 대표라는 특수성을 고려하더라도 자의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큰 평가 기준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민주당 현역 의원 평가는 의정 활동(380점), 기여 활동(250점), 공약 이행 활동(100점), 지역 활동(270점) 등 1000점 척도로 이뤄진다. 그중 정성평가는 '공약 이행' 전체 100점, 의정활동 중 70점, 당 기여활동 중 50점 등 220점(22%)에 달한다. 여기에 의정 활동과 기여 활동 부문에 각각 50점, 40점씩 동료 의원과 보좌진, 당직자가 참여하는 '다면평가'도 포함돼 있다.

임혁백 공천관리위원장도 평가 기준이 허술한 측면이 있다고 어느 정도 수긍하는 모습이다.

임 위원장은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6차 공천심사 결과 브리핑에서 "의원 평가는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에서 맡고 저는 통보만 하는 것이기 때문에 저 나름대로 이건 좀 억울한 일"이라며 "통보하면서 여러 가지 말을 들으면서 이 제도가 과연 바람직한가, 개선해야 할 점이 있다고 하면 다음 선거에서 평가와 평가 통보 규약을 만들 때 반영하면 좋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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