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담중량은 경주마의 능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조건에서 경주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조정장치와 같은 역할을 하게 된다. <사진=한국마사회 제공> 박생규기자 skpq@newsin.co.kr
【서울=뉴시스헬스】박생규 기자 = 경마에 잔뼈가 굵은 사람이야 부담중량이라 하면 그 종류와 성적에 미치는 영향까지 줄줄 외듯 하겠지만 경마에 처음으로 입문하는 경마팬들에게는 그야말로 생소한 단어임에 틀림없다.

부담중량이란 무엇일까? 한마디로 설명하자면 '정해진 규칙에 따라 경주마가 기본적으로 등에 짊어지고 달리는 무게'를 말한다.

즉 부담중량은 경주마의 능력이 서로 다르기 때문에 동일한 조건에서 경주가 이뤄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일종의 조정장치와 같은 것이다.

예를 들어 성인 육상선수와 평범한 초등학생이 100m 달리기를 한다고 가정해 보면 두 사람의 실력차이가 현격해 누구라도 육상선수의 승리를 예상할 수 있다.

이래서는 경기가 전혀 흥미롭지도 공정하지도 않을뿐더러 누구나 예측 가능한 결과를 두고 승부를 겨뤄보는 것 자체가 무의미한 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때문에 경마에서는 박진감 넘치는 경마시행으로 흥미유발을 유도함과 동시에 각 경주마에게 균등한 우승기회를 부여하기 위해 '부담중량'이란 제도를 고안해 냈다.

부담중량에는 마령중량과 별정중량, 핸디캡중량 이렇게 3가지로 나눠지는데 각 부담중량별로 자세히 살펴본다.

◇나이에 따라 무게를 달리한다, 마령중량

마령중량은 경주마의 나이와 성별에 따라 정한 부담중량으로 모든 경주에 적용된다.

마령중량에서 한 가지 고려해야 할 점은 경주마의 출신지역에 따라 연령 기산시점이 다르다는 것이니다.

북반구 출신 마필의 기산시점은 1월1일로 1월1일~6월30일 출생한 경주마는 전반으로 분류되며 7월1일~12월31일 출생한 경주마는 후반으로 분류되게 된다.

그러나 남반구 출신 마필의 경우 기산시점이 7월1일이기 때문에 북반구 출신 마필과 정반대가 되는 것이다.

◇뺄 건 빼고 더할 건 더한다, 별정중량

별정중량은 별도로 정한 기초중량에 경주마가 획득한 승군점수, 우승횟수 등 다양한 조건에 따라 중량을 가감해 확정하는 방식으로 모든경주에 적용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산마 경주 중 5군과 6군, 혼합 경주 중 4군은 기초중량만 부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별정경주의 중량분포는 최저 50kg부터 최고 60kg까지로 일정한 기준에 의거 KRA가 '기초중량'을 설정하고 승군점수에 따라 중량을 가감해 운영하고 있다.

여기서 승군점수란 경주마가 경주에 출전해 3착 안의 성적을 기록하면 획득하게 되는 점수로 별정중량에서 증감의 기준이 됨과 동시에 경주마의 군체계 분류 시에도 유용하게 활용되는 제도다.

중량기호 'Ⅰ'로 분류되는 마령중량은 앞서 살펴본 마령중량표에 의거 책정되며 기호 'Ⅱ'로 표시되는 단일중량은 출전하는 모든 경주마에게 동일한 중량을 부가하는 방식이다.

중량기호 'Ⅲ'로 표시되는 성별중량은 수ㆍ거세말과 암말을 차등해 부여하는 것을 말하며 중량기호 'Ⅳ'는 출주마의 연령별로 차등해 중량을 결정한다. 중량기호 'Ⅴ'는 성별과 연령을 'Ⅵ'는 여기에 산지별 기준까지 추가적용 된다.

가ㆍ감 기호는 A, B, C형이 있는데 A형은 증량, B형은 감량, C형은 증감을 동시에 진행한다.

만약 KRA 한국마사회가 무료로 제공하는 '오늘의 경주' 책자에서 부담중량표기가 '별정Ⅲ-B'라고 표기돼 있다면 이는 성별로 기초중량 책정(중량기호 Ⅲ) 후 감량(감량기호 B)을 해준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는 것이다.

◇모든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핸디캡 중량

핸디캡중량은 모든 출주마에게 승리의 기회를 균등하기 부여하기 위해 경주전적, 상대마 간의 능력차, 조교상태, 마체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핸디캡전문위원의 합의에 의해 부여하는 중량이다.

일반적으로 국산마 경주 중 1군에서 3군, 혼합 경주 1군에서 2군에 적용하게 된다. 핸디캡 중량은 최저 50kg으로 정해져있지만 상한에는 그 제한이 없다.

과거 '차돌'이란 마필은 1990년 3월15일 경주에서 무려 68kg의 중량을 짊어진 기록도 있는데 이때 적용된 부담중량이 바로 핸디캡 중량이었다.

◇부담중량 체크포인트

부담중량에 대해 마지막으로 알아둘 게 한가지 있는데 바로 '부담중량의 감량'이다.

부담중량의 감량에는 '수습기수 감량'과 '국산마 감량'이 있는데 수습기수는 0승부터 40승 미만까지를 4단계로 나눠서 1kg부터 4kg까지 감량혜택이 주어진다.

국산마감량은 혼합경주에서 외산마와 함께 편성된 국산마에게 2kg의 감량혜택을 주는 것을 말한다.

단 어떠한 경우에도 대상 ․ 특별경주와 일반경주 중 핸디캡 중량의 경주에서는 감량혜택이 적용되지 않는다.

앞서 알아본 바와 같이 부담중량은 경주시행에 있어 매우 중요한 부분인데 그 이유는 부담중량 1kg은 약 1/3초, 착차는 2마신, 거리로는 약 4.8m의 차이(1800미터 기준)가 날만큼 경주마의 주행능력에 커다란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KRA 한국마사회는 경기전·후에 각각 검량을 실시해 후 검량이 전 검량 대비 1kg을 초과해 부족한 경우에는 실격 처리하고 있다.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