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김선복 논설위원 = 어느 날! 문득. 만 60이란 나이로 정년퇴직을 한 후, 그 간 열심히 살았으니 지금 부터는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 “실컷 놀자”로 시작했던 시간이 불과 2년 남짓을 보내고 나니 지루함이 슬슬 싹을 돋을 즈음에 놀기가 일하는 것 보다 얼마나 지루하고 힘든 일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겪어내지 않은 사람들은 절대 모를 답답함과 자기 존중감의 상실이 너무도 크게 다가와 내 자신은 물론, 가장 가까운 가족들이 걱정을 할 만큼 우울감에 빠지기 시작 할 때 “다시”라는 시작 버튼을 누르고 재취업을 한 직장이 “요양원”이랍니다.

“요양원”이란 이름이 제겐 너무도 익숙한데, 그 이유는 시부모님 두 분을 치매로 인하여 가족들과는 도저히 정상적인 생활을 할 수가 없었기에 요양원에 모시게 되었고 요양원에서 생활을 하시다 마지막엔 하늘나라로 모셨기 때문입니다.

보호자 자격으로 부모님의 뒷바라지를 한 시간과 지금은 직원으로써 어르신들을 모셔야 하는 입장에서 요양원이라는 곳은 너무도 다르게 와 닿습니다. 그 간 직업이 병원에서 40년간 재활치료실에서 근무를 해 왔기에 그리 낯설거나 힘들 것 같진 않겠다는 판단도 있어서 제2의 시작 버튼을 요양원으로 누른 것인데, 저의 안일한 생각은 보란 듯이 깨어지고 제가 상상하거나 가늠 할 수 없는 다양하고 위험한 일들이 매 순간 발생할 수 있는 곳이 요양원이라는 곳입니다.

힘 없고 기운이 떨어지시는 분들이 계시는 곳인데 무슨 일이 발생하겠냐는 안이한 생각은 단 1초도 허락지 않는 곳이 요양원이라는 것을 출근 후 하루가 지나지 않았는데도 깨닫게 되었습니다.여러분!혹시, 요양보호사란 직업을 알고 계신가요? 알고계신다면, 어떤 일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를 대충은 아시겠지만,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것처럼 그리 단순한 직업이 아니랍니다. 요양보호사가 아니면 결코 알 수도 없고, 상상하기도 힘든 일들이 눈으로 보고 있으면서도 믿기지 않는 힘에 겨운 일들이 다반사로 발생하는 일을 요양보호사 선생님들께서 해내고 계신다는 것이죠.

어르신들의 건강상태가 모두 다르시고, 대부분의 증상이 치매를 동반한 상황이므로 시시각각 매번 다른 형태로 행동반응을 나타내시기에 요양보호사분들이 계시지 않으면 그 누구도 해결 할 수 없는 고난이도의 일들이 쉬지 않고 발생하는 곳이 요양원입니다.

내 아이 대소변도 아이가 일정한 나이가 되면, 부모인 당사자들도 고개를 돌리기 일쑤 인데, 하루의 시작이 어르신들의 대, 소변을 살펴드리는 일부터 시작하여, 어르신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되어드리면서  어르신들의 심리적인 변화에 따라 아들, 딸, 손주가 되어주시기도 하고 친구나 일가 친척으로 변하여 그분들의 매번 똑같은 이야기를 들어드리면서도 처음 듣게 된 사실처럼 반응도 해주시고 어르신들이 원하는 사람들의 모습으로 다가가 함께 웃으며 즐겁고 유쾌한 시간을 보내드리는 것을 볼 때 마다 “사람이 꽃보다 아름다워” 라는 詩 처럼 요양보호사선생님들은 꽃 보다 이쁘고, 향그럽고 아름답습니다.

어르신들이 겉으로 나타내시는 거친 행동, 폭언, 상황에 맞지 않는 요구와 반복적이고 끝 없이 되풀이 하시는 위험한 다양한 행동들 속에도 짜증하나 없이 모든 상황들을 사랑스런 마음과 넉넉한 마음들로 어르신들의 하루를 건강하게 지켜주시는 요양보호사선생님들. 뇌손상, 노화로 인한 퇴행적 행동, 또는 치매로 비롯한 다양한 증상들은 말로는 다 표현하기 힘든 형태로 나타내는 행동과 심리적 변화 앞에서 제 아무리 효자, 효녀라도 한 두 달이면 지치고 두 손 드는 것이 현실입니다.

현실이 이러한데 만약 요양보호사 선생님들의 다정한 손길, 따사로운 마음, 희생이 없다면 100세 시대에 그렇게 많은 노인들은 어디서 안정된 삶을 정리하며, 그 곁에 머무르는 가족들은 어떻게 어르신들을 보살펴 드릴 수나 있겠습니까?

개인적인 경험과 사회의 변화되는 상황으로 미루어 볼 때, 요양보호사선생님들이 계셔서 나이에 불문하고 우리 모두 독립적인 생활을 할 수 없을 때 소중한 가족들을 힘들게 하지 않고, 아파서도, 늙어서도 당당히 갈 곳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를 생활 속에서 깨닫게 되는 솔직한 마음입니다.

제가 요양원이라 새로운 직장에 오지 않았더라면 몰랐을 사실! 아무도 모르게 묻혀질 뻔한, 요양보호사선생님들의 소중함. 소리없이 사회에 미치는 건강한 유익함과 중요함을 새삼 깊이 깨닫게 됩니다.

요양보호사선생님들의 거룩한 희생과 봉사의 마음을 존경하며 칭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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