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가 2023 레드닷 어워드 수송 디자인 부분에서 본상을 수상했다고 현대차그룹이 24일 밝혔다.2023.04.24 /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현대차 디 올 뉴 그랜저가 2023 레드닷 어워드 수송 디자인 부분에서 본상을 수상했다고 현대차그룹이 24일 밝혔다.2023.04.24 / 사진=[현대차그룹 제공]

[뉴스인] 이재영 기자 =올해 현대차 국내 친환경차 판매에서 파워트레인별 희비가 엇갈려 주목된다. 

고유가 시대를 맞아 지난해 대비 하이브리드차 판매가 크게 늘어난 반면, 수요 둔화와 인프라 제약에 발목을 잡힌 전기차와 수소연료전지차(수소전기차) 판매는 급감했다. 

업계는 올해 하이브리드차 판매 호조가 현대차의 실적 증대를 이끌었다고 본다. 현대차는 올해 1월부터 10월까지 국내에서 하이브리드차 10만6939대를 팔았다. 이는 전년 대비 124.2% 증가한 수치다. 

올해 하이브리드 판매를 이끈 모델은 단연 그랜저다. 현대차는 지난해 말 그랜저 7세대 풀체인지 모델을 내놓고, 올해부터 판매를 본격화했다. 

특히 그랜저 하이브리드 판매량은 전년보다 185.4% 증가한 5만2435대를 기록했다. 이는 올해 국내 하이브리드차 판매의 49%에 해당하는 것으로, 현대차가 내수 시장에 판매한 하이브리드차 2대 중 1대가 그랜저였다는 뜻이다. 

그랜저 외에도 사실상 모든 차급의 하이브리드 판매가 늘었다. 싼타페(1만7244대)와 투싼(1만5878대)이 그랜저 뒤를 받쳤고, 코나 하이브리드도 지난해보다 판매량을 440.4%(9274대) 끌어올리며 힘을 보탰다.

최근 현대차 하이브리드차를 구매한 소비자 A씨는 "고속도로보다는 도심 주행이 많아 차량 구매 과정에서 연비를 고려했다"며 "전기차 구입도 고민했으나, 충전 편의성 등을 감안했을 때 아직은 하이브리드가 낫겠다고 봤다"고 했다. 

그러나 차세대 파워트레인으로 꼽혔던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판매는 부진한 상태다. 무엇보다 올해 내수 시장에서 현대차 전기차 판매는 전년보다 9.4% 감소한 5만4460대에 그쳤다. 

주력 모델의 부진이 뼈아팠다. 아이오닉 5 판매량이 전년보다 43.1% 감소한 1만4091대를 기록했다. 제네시스 라인인 G80·GV60·GV70 전기차 모델 판매도 일제히 줄었다. 현대차는 그나마 아이오닉 6(34.1%)와 포터(26.7%) 판매량이 늘어 위안으로 삼고 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힘을 싣는 수소전기차 판매량도 기대에 못미치는 상황이다. 정 회장은 수소전기차가 전기차와 함께 현대차의 미래 먹거리라는 점을 줄곧 강조하며 투자를 지속하고 있으나, 판매 성과가 좀처럼 나지 않고 있다. 

국내 유일의 승용 수소전기차인 넥쏘는 올해 4017대가 팔렸다. 이는 전년(8622대)보다 53.4% 감소한 수치다. 

수요 감소와 더딘 인프라 개선이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판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먼저 업계에서 전기차 수요 둔화는 기정사실화됐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에 따르면 올해 9월 국산차와 수입차를 포함한 전기 승용차 등록대수는 1만1700대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1만5923대) 대비 27% 감소한 수치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소비자들도 내연기관에 비해 전기차와 수소전기차 효율이 좋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인프라에 대한 의구심이 여전하다"며 "전기차 인프라도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은 가운데, 수소전기차 인프라는 이보다도 부족해 당분간 판매 증가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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