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3% 오르며 두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23.08.02.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이 2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에서 2023년 7월 소비자물가동향을 발표하고 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2.3% 오르며 두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23.08.02.

[뉴스인] 이재영 기자 =지난달 소비자물가가 2.3% 오르며 두 달 연속 2%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상승폭은 2021년 6월(2.3%) 이후 25개월 만에 가장 낮았다.

통계청이 2일 발표한 '7월 소비자물가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111.20(2020=100)으로 1년 전보다 2.3% 올랐다. 이는 2021년 6월 이후 2년 1개월 만에 최저 상승폭이다.

소비자물가 상승폭이 크게 둔화된 배경에는 지난해 7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6.3%로 정점을 찍은 데 따른 기저효과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석유류 가격이 역대 최대 하락폭을 보이고 공업제품, 전기·가스·수도, 서비스 물가 상승률이 축소된 점도 반영됐다. 다만 지난달 집중호우 탓에 상추, 열무 등 채소류 가격은 오름 조짐을 보였다.

계절적 요인 등을 고려해 주로 전년 동월과 비교하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7월 6.3%로 정점을 찍은 후 8월(5.7%)부터 올해 1월(5.2%)까지 5%대를 이어갔다. 이후 2월(4.8%), 3월(4.2%) 4%대에 이어 4월(3.7%), 5월(3.3%)에는 3%대까지 둔화했다가 6월(2.7%)부터는 상승률이 2%대로 축소됐다.

품목별로 보면 상품과 서비스 물가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각각 1.4%, 3.1% 상승했다. 상품 중 농축수산물 가격은 전년보다 0.5% 하락했다.

농산물 물가 전년보다 0.3% 상승했다. 채소류 가격이 1년 전보다 5.3%나 내려가면서 농산물 가격 상승폭을 줄였다. 등락 품목을 보면 사과(22.4%), 고춧가루(8.3%), 토마토(17.3%), 고구마(14.1%) 등의 가격이 전년보다 상승했다.

다만 전월과 비교하면 지난달 집중호우 영향으로 채소류 가격은 7.1% 상승했다. 상추(83.3%), 시금치(66.9%), 오이(23.2%), 열무(55.3%) 등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축산물 가격은 4.1% 내려갔다. 전년 동월 대비 국산쇠고기(-6.4%), 돼지고기(-3.8%), 수입쇠고기(-7.4%) 등은 가격이 내려갔지만, 닭고기는 10.1% 상승했다. 오징어(13.4%), 고등어(9.2%) 등이 오르면서 수산물은 5.9% 올랐다.

공업제품은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빵(8.1%), 우유(9.3%), 커피(12.3%) 등 가공식품은 6.8% 올랐다. 석유류 가격은 25.9% 하락하면서 1985년 1월 관련 통계 작성한 이래 최대 내림폭을 기록했다. 경유는 33.4% 하락했으며 휘발유(-22.8%), 등유(-20.1%), 자동차용LPG(-17.9%) 등도 가격이 크게 내려갔다. 석유류 가격이 전체 물가를 1.49%포인트(p) 끌어내린 것이다.

전기료(25.0%), 도시가스(21.3%), 지역 난방비(33.4%) 등이 모두 오르면서 전기·가스·수도 요금은 21.1% 상승했다. 다만 전월과 비교하면 4.9%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세 누진세 완화 영향으로 전기요금이 전월보다 11.2% 내려간 영향이다.

서비스 물가 중 공공서비스 물가는 1.2% 올랐다. 국제항공료(-12.9%), 유치원납입금(-7.6%) 등은 내렸지만 택시료(17.8%), 외래진료비(1.8%) 등은 상승했다. 개인서비스는 4.7% 올랐다. 외식 물가는 5.9% 상승했는데 이는 지난해 1월(5.5%) 이후 18개월 만에 최저 상승폭이다. 외식 제외 물가도 3.8% 올랐다.

집세는 월세(0.7%)는 올랐으나 전세(-0.1%)가 내리면서 0.3% 오르는 데 그쳤다.

구입빈도와 지출 비중이 높은 144개 품목을 중심으로 체감 물가를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1.8% 상승했다. 상승폭은 2021년 2월(1.7%) 이후 29개월 만에 가장 작았다.

생선, 해산물, 채소, 과일 등 기상 조건이나 계절에 따라 가격 변동이 큰 55개 품목 물가를 반영하는 신선식품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 올랐다. 지난해 12월(1.1%) 이후 7개월 만에 1%대로 떨어졌다.

계절적 요인이나 일시적 충격에 의한 물가 변동분을 제외하고 장기적인 추세를 파악하기 위해 작성하는 농산물 및 석유류 제외 지수(근원물가)는 1년 전보다 3.9% 상승했다. 근원물가는 15개월 만에 3%대로 내려왔지만, 여전히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 근원물가인 식료품 및 에너지제외지수는 전년보다 3.3% 올랐다. 지난해 4월(3.1%) 이후 1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김보경 통계청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지난해 8월은 전월 대비 -0.1%였기 때문에 올해 8월은 지난해 물가의 기저효과가 거의 없을 것"이라며 "최근 물가 둔화 흐름이 계속 이어지기 어려울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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