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은미 작가]
사진=[이은미 작가]

                                                      1
저기 저 행복한 마을을 보겠네

옹기종기 산들이 어깨를 감싸고
옹알종알 강물이 수다를 떠는 곳

뒷짐지고 구경만하던 영감쟁이 햇살이
궁금증에 못이겨 슬쩍 머리를 디밀면
드문드문 지나가던 나그네 구름 서넛이
티격태격 심술궂게 훼방질을 놓는 곳

한 걸음 물러서면 보이는 마을
큰 숨 쉬며 마음으로 보는 마을

아스라이 저 먼 곳

행복한 마을을 보겠네

                                                  2
아하, 저 만치 밀쳐두니 보이누나
네 안에
내 안에 쌓인 그 모든 삶들

몰아치는 세월과
강단없는 세상에
허정허정 잰걸음으로만 살아온 나날
네 속에
내 속에
우리 속에 놓인 아픔일랑 몰라라하고
휘청휘청 앞으로 앞으로만 달려온 시간

먼 길을 돌고돌아 닿은 이곳
이마에 손을 얹고
까치발로 바라보는 저 먼 마을

저 행복한 마을을 보겠네

이은미 시인
이은미 시인

이은미 시인은 196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홍익대 국어과 재학 중 ‘보길도의 5월’, ‘가장 확실한 사랑’ 등으로 월간 시문학 잡지를 통해 추천 등단했다. ‘내항’과 ‘합류’에서 동인활동,대우 ‘삶과 꿈’ 잡지 편집팀에서 근무, KBS에서 휴먼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첫시집 ‘후박새 날던 저녁’과 동인지 ‘화요일 들녘에서 그리움을 맹세하지 마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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