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정경호 기자 = 공주아트센터 고마가 '2023 공주 이 시대의 작가전'의 일환으로 조각가 '정관모' 전을 개막했다.

정관모 작가는 생명의 근원과 한국성(코리아니즘)을 모색하는 조각가로 30년 넘게 삶의 본질을 탐구하면서 '코리아니즘'이라는 한국적 조각을 완성하고자 하였다.

초기 '생의 기원' 작업은 생명의 근원을 다루었으며, '기념비적인 윤목'을 비롯한 이후의 작품들은 우리 고유의 미를 현대화시킨 작업이다. 그는 동일한 양식의 조각적 표현을 거부해 항상 새로운 조형언어 모색으로 다양한 변화를 추구한다.

▲공주 아트센터고마(사진=정경호 기자)
▲공주 아트센터고마(사진=정경호 기자)

투병 중인 정관모 작가를 대신해 참석한 그의 딸이자 조각가인 정진아 작가는 "부친이 지난 3년 반 동안 육종암으로 투병 중"이라면서 "그 와중에도 지난해에는 모교인 공주고에 작품을 기증하기도 했으며, 오늘 공주문화재단이 첫 번째 초대 작가로 선정해 주시고 뜻깊은 전시를 열어주신 것에 대해 무한한 고마움을 전했다"라고 인사말을 전했다. 이어 "이번 전시는 부친의 창작 활동 50여 년을 소개하는 작품으로 구성됐으며 미국 유학 당시 초기 작품부터 최근의 회화 작품까지 한 사람으로, 작가로, 신앙인으로 삶과 예술과 신앙을 어떻게 이어왔는지 가늠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축사에 나선 최원철 공주시장은 "정관모 작가의 전시 개막을 축하한다"라며 "공주에 연고가 있는 소중한 작가를 모셔서 공주 시민뿐 아니라 공주를 방문하는 모든 분에게 문화적 혜택을 누릴 수 있게 함에 감사한다"라고 전했다. 최 시장은 "공주시는 역사·문화가 자산이며 이것을 잘 살려서 관광과 경제에 도움되게 하는 것이 시정 목표 중 하나다. 공주의 많은 예술인에 대한 시의 역할에 대해 계속 고민하고 있고 오늘 전시를 계기로 미술계 문화예술계의 다양한 활동 무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말했다.

미술평론가인 유재길 홍익대학교 교수는 "정관모 작가의 연작 조각은 생명의 근원 모색과 함께 한국성을 가장 잘 나타낸 작업으로 평가되고 있다"라면서 "모더니즘 추상 조각에서 출발한 정관모의 조각은 1970년대 우리 문화 의식에 대한 새로운 접근으로 '기념비적인 윤목'을 탄생시키고 '코리아 판타지'에 이어서 '표상 의식의 현현'이라는 종합적 성격의 코리아니즘을 완성해 나가고 있다"라고 말했다.

전시에 참석하지 못한 정관모 작가는 오래전 작가 노트를 통해 "1962년 조선일보 현대작가 초대 공모전에 출품하면서 작가 활동을 했으니 50년이 다 돼 간다"라며 "작가 경력이 이만한데도 막상 쌓아놓은 것이 별로 없다"면서 "둔재는 아니지만 특별히 뛰어난 재원이 아닌 내가 예술을 한 것이 문제였고 따라서 나는 피 말리는 창작의 고통을 겪어냈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는 "오래전부터 특정 종교를 믿어왔는데 그 세월 역시 평생에 가까운 것이지만 내세움 없이 내적 신앙에 몰두했기 때문에 내 주변에서는 이를 아는 이만 안다. 즉, 내 삶과 예술과 신앙이 유별나지 않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난 살아있고 창작을 하고 있고 믿음 생활을 하고 있음은 그것들이 생활 속에 용해돼 하나로 융화돼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하면서 누군가는 옛날 옛적에 깨달았을 법한 논리를 나는 이제야 작품으로 고백한다"라고 말했다.

▲정관모 전에 참석한 지인들과 부인 김혜원 여사, 딸 정진아 작가(사진=정경호 기자)
▲정관모 전에 참석한 지인들과 부인 김혜원 여사, 딸 정진아 작가(사진=정경호 기자)

정관모 작가는 1937년 대전 출생으로 홍익대학교 조소과 및 동 대학원 회화과, 미국 Cranbrook Academy of Art 대학원 조각과를 졸업했다.

정 작가는 개인전 40회, 단체전 300여 회를 개최했으며, 한국미술협회 13대 이사장, 국전 초대작가, 심사위원 미술대전 심사위원장, 운영위원장, 성신여자대학교 교수·미술대학장·기획처장·산업대학원장, 제주조각공원 신천지미술관·C 아트뮤지엄 대표 등을 역임했다.

문교부장관상(1966), 교육부장관상(1993), 근정포장(2002), 기독교미술상(2002), 김세중조각상(2008), 문화예술선교대상(2009), 보관문화훈장(2010), 서울시문화상(2011), 예술문화대상(2017)을 수상한 바 있으며 현재 C아트 뮤지엄 명예관장, 한국미술협회 상임고문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성신여자대학교 명예교수이기도 하다.

이번 전시는 공주문화관광재단이 주최·주관하고 공주시와 공주시의회가 후원했으며 5월 14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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