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은미 작가]
사진=[이은미 작가]

룩셈부뤀을 가로지르는 열차에는
사랑이
있다.

샛비에 놀라 깬 양떼 사이로
한가로이 4월은 지나가고
내 품에 잠든 그대 눈엔
차마 못 떨군 눈물 하나
채 못 간 겨울처럼 남았구나.

옛일처럼 흔들리며 서(西)로 가는 이 열차
행여 우리 아픈 사랑 알려나
마음으로 다 못해
하늘까지 물이 드는 그대 상처
끝끝내 붉은 울음 토해내는
이제는 저녁.

룩셈부뤀을 가로질러 열차는 달리고
우리 둘 사랑
그대는 시작, 나는 끝.

이은미 시인
이은미 시인

이은미 시인은 196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홍익대 국어과 재학 중 ‘보길도의 5월’, ‘가장 확실한 사랑’ 등으로 월간 시문학 잡지를 통해 추천 등단했다. ‘내항’과 ‘합류’에서 동인활동,대우 ‘삶과 꿈’ 잡지 편집팀에서 근무, KBS에서 휴먼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첫시집 ‘후박새 날던 저녁’과 동인지 ‘화요일 들녘에서 그리움을 맹세하지 마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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