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서양화가 박계희
사진제공=서양화가 박계희

[뉴스인] 정경호 기자 = 서양화가 박계희가 지난 24일 안산시 상록구 용신로131, 더 갤러리에서 '박계희전-인 투 더 메모리'를 개막했다.

바닷가 모래 해변을 담아온 박계희 작가는 실제 모래를 사용하고 그 위에 유화로 자갈을 그려 넣었다. 캔버스 위에 실험적인 시도를 거듭하며 '인 투 더 메모리’ (Into The Memory) 연작을 오랫동안 해오고 있다.

박 작가는 모래 작업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고자 바다를 찾았는데 비록 화려한 색채는 아니더라도 풍요로움을 선사하는 자연의 위대한 힘에 매료돼 모래 작업을 시작했다"라며 "겁(劫)의 인연으로 깎이는 바위처럼 가늠할 수 없는 세월을 통해 형성된 자갈과 모래의 이미지를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밝혔다.

얇게 덮인 모래 위에 채색한 그의 작품은 바닷가 해변 한쪽을 고스란히 전시장으로 옮겨 온 듯 생생하다. 의외의 소재가 주는 신선함이 있고 언제였는지 바다를 마주했던 기억을 떠올리게 한다.

박 작가는 “처음은 작품의 익숙함과 편안함에 휴식 같은 느낌을 전해주고, 자세히 볼수록 여백을 메우는 모래 알갱이도 수많은 세월을 감당한 그 무엇이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라며 "그림 속에 사물을 잘 배치해 여백 또한 주인공이길 바란다. 그 속에서 서로의 이상적인 어울림과 동양 감성 특유의 여백의 미를 표현하려고 했다"라고 작품 소개를 했다.

그러면서 "작품을 보자마자 행복한 미소로 ‘나 어릴 때 보던 곳이야’라며, 마치 순간 이동한 느낌이라던 한 관객의 말씀이 깊게 남는다. 그림을 본 후 ‘지금의 나는 모래일까 돌멩이일까?’ 하며 웃던 분도 잊을 수가 없다"라고 관객의 반응을 전하기도 했다.

아이프미술경영연구소 대표인 김윤섭 미술사 박사는 "박계희 작가의 모래 작품은 우리의 생명 이야기"라며 "고운 피부 결의 모래 알갱이를 쓰다듬는 물소리, 바람 소리가 스치듯 지나가며 잠들었던 추억 놀이를 되살리고 화려한 색채는 아니지만, 미세한 모래 알갱이 속엔 이미 수많은 세월의 흔적이 충만하다. 적절하게 채우고 비우는 삶의 지혜를 품고 있는 그의 작품은 정제된 삶의 실천 미학을 투영해주는 듯하다"라고 평했다.

"박계희 작가가 피카소처럼은 아닐지라도, 모래성을 쌓고 허물고 또 쌓는 허무한 인생 속에서라도 한 시대를 풍미하고 예술가로 인생을 즐기면서 아름다운 생을 누리길 바란다"라며 "우리 모두 언젠가는 모래성처럼 사라질 인생이지만 박계희 작가는 후손에 길이 기억될 작품을 많이 남기길 진심으로 바란다"라고 말했다.

박계희 작가는 2018 아틀리에 갤러리 초대전 등 그동안 네 차례의 개인전과 코리아 아트쇼(2022), 코리아 인천 송도 국제아트쇼(2021), 신작회, SIAF 부스전 등 수많은 단체전 및 기획 초대전에 참여했고 2022 대한민국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위원장상, 제1회 서울-한강 비엔날레 국제작가상, 제16회 국제종합예술대전, 제27회 한국미술국제공모대전, 세계평화미술대전 등 다수의 수상 경력을 갖고 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 회원, 신작전 운영위원, 전업미술가협회 회원, 버질아메리카 회원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현대미술 중견작가 전시회는 4월 16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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