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음주운전 사고로 동원이를 잃은 아빠의 눈물

[뉴스인] 조윤희 기자 = ‘안전한 스쿨존 조성을 위한 정책 토론회’가 3일 오전 국회에서 열렸다.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이 주최한 이날 토론회는 지난해 12월 2일 서울 강남구 청담동 언북초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9살 이동원 군이 희생된 참사를 계기로 어린이를 보호하지 못하는 ‘어린이 보호구역’의 실태를 고발하고 어린이 안전 확보 및 보행환경 개선책을 수립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태 의원이 지난달 27일 대표 발의한 스쿨존 안전 강화 법안(도로교통법·도로법 개정안), 일명 ‘동원이법’에 대한 논의도 이뤄졌다.

동원이법은 ▶ 스쿨존 보도 설치 의무화 ▶ 방호 울타리 우선 설치 ▶ 교차로 무인 교통단속용 장비 설치 의무화 ▶ 어린이 보호구역 안전위원회 설치 등 어린이 보행권 보장을 위한 내용을 담고 있다.
태 의원은 “적어도 스쿨존에서 만큼은 아이들이 안전히 집에 도착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기 위해 국회 차원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조성명 강남구청장도 "사전에 충분히 예방할 수 있었음에도 어른들이 어린이를 보호하지 못한 것이 안타깝고 가슴아픈 일"이라고 말하고, "모든 국민이 같은 뜻으로 어린이를 보호하는 마음으로 규정을 만들어주기를 바라며, 정책토론회를 통해 어린이 교통사고의 문제점과 개선안을 도출하고, 함께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의 좌장은 우승국 한국교통연구원 교통안전방재연구센터장이 맡았고, 허억 가천대 행정학과 교수, 강수철 도로관리공단 본부장이 스쿨존 어린이 안전 강화 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정부 측에서는 조우종 경찰청 교통운영과장(총경)이 참여해 스쿨존 어린이 교통사고 현황과 과제에 대해 발표에 나섰고, ‘동원이법’에 대해서는 권순호 변호사가 발제를 맡아 진행했다.

특히 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음주운전 차량에 의한 교통사고로 사망한 동원군의 아버지는 아이를 잃은 아빠의 슬픔을 다음의 글로 전달했다.

<동원이 아빠가 토론회에 참석자에게 전한 말> 부모는 아이의 보호자이자 선생님이라 하지만, 저는 동원이를 키우면서 아이에게 참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남의 말을 경청하는 법, 상처나지 않게 말하는 법, 좋아하는 분야에 깊이 탐구하는 법들이 그것입니다.
동원이는 저의 둘도 없는 친구이자 조언까지 해주는 아이였습니다. 독서광으로 지적능력도 뛰어났지만 무엇보다 따뜻한 가슴을 가졌기에 장차 커서 이 세상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저희의 이런 꿈은 2022년 12월 2일 오후 4시 방과후 수업을 마치고 학교 후문을 나오던 중 음주 뺑소니 운전자에 의해 산산조각나고 말았습니다.
저는 하루에도 몇 번씩 동원이에 대한 생각이 날때면 그리움이 성난 파도와 같이 밀려와 잔잔해질때까지 목놓아 울 수밖에 없습니다. 진흙으로 가득한 심연에서 한치 앞도 보지 못하고 아이를 찾고 있는 막막함으로 살고 있습니다.
우리 아이가 하늘나라로 간 것에 대해 수만가지 생각을 해봅니다. 그 원인을 생각할 때 가장 큰 것은 음주운전이겠습니까마는 무엇이 이를 예방할 수 있었을까 생각해 볼 때 학교 후문 바로 앞 어린이 보호구역이었음에도 아이들을 보호하는 보행도로, 방호울타리, 적절한 속도방지턱, 어린이보호구역도색이 전혀 없었다는 점은 간과할 수 없게 뼈 아프게 우리를 옥죄이고 있습니다. 이런 면에서 동원이 사건은 단순 사고가 아닌 시스템적 인제라고도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 동원이는 9년 1개월의 짧은 시간 곁에 있다 하늘의 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동원이의 평소 심성을 고려할 때 분명히 동원이의 동생과, 친구 그리고 앞으로 초등학생이 될 후배들을 위해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기를 바랄 것이라 확신합니다.
따라서 어린이 보호구역의 환경개선을 강제하고 안전위원회를 통해 이를 모니터링하는 동원이법을 입법하게 되었습니다.
이 공청회를 통해 우리는 입법의 첫 걸음을 떼었습니다. 이 법이 취지대로 제정될 수 있도록 여기 참석하신 모든 분들의 관심과 격려 그리고 도움을 부탁드립니다.
더 이상 우리 아이들이 희생되어서는 안된다고 간절하게 호소합니다. 마지막으로 제 아이의 소천에 가슴 깊은 애도와 위로를 보내주신 모든 분들에게 이 자리를 빌어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