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은미 작가]
사진=[이은미 작가]

누가 있어 저 소리에 귀 기울이게 하라.
어둠의 능선을 넘어
휘황한 도시의 불빛을 건너
미친듯 달려오는 소리
저 소리,
여 저기 묵은 잠을 깨우고
멍청하니 누운 달도 찔러가며
한 치 망설임없이 달려오는 소리
푸르디 푸른 소리.

누가 있어 저 소리에 답하게 하라.
흑흑 숨이 막혀
외마디 비명조차 새나지 않을
처절한 단절의 소리
저 소리, 
버려진 퀭한 가슴 잡아채고
흐릿한 눈동자 불러 세우며
불끈불끈 기약없이 일어나는 소리
질기디 질긴 소리.

아, 저 한국의 소리.

이은미 시인
이은미 시인

「이은미 시인은 196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홍익대 국어과 재학 중 ‘보길도의 5월’, ‘가장 확실한 사랑’ 등으로 월간 시문학 잡지를 통해 추천 등단했다. ‘내항’과 ‘합류’에서 동인활동,대우 ‘삶과 꿈’ 잡지 편집팀에서 근무, KBS에서 휴먼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첫시집 ‘후박새 날던 저녁’과 동인지 ‘화요일 들녘에서 그리움을 맹세하지 마라’ 등이 있다』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