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인] 김효헌 = 지금 영국의 날씨는 가히 이상기후다. 처음 필자가 영국에 왔을 때가 여름이었다. 그때 영국의 날씨를 간단하게 표현하자면 하루에 사계절이 있다고 말할 수 있다.

아침에는 조금 쌀쌀하다가 한낮에는 반소매 옷이 필요할 정도였다가 갑자기 바람이 불거나 하면 한겨울 외투가 필요한 그런 계절이었다.

그리고 이곳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외국인에게 이런 질문을 자주 한다.

‘스코틀랜드의 날씨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냐?는 것이다. 그만큼 이곳의 날씨가 비와 바람이 많이 부는 곳이다. 그리고 여름이라고 해도 한국처럼 기온이 30도를 웃도는 날이 거의 없다. 대부분이 19-20℃ 내외로 외출할 때는 항상 외투를 가지고 나가야 후회하지 않는 그런 날씨라고 보면 된다.

그래서 필자는 여름에 한국에서 가져온 반소매 옷을 입는 날이 손에 꼽힐 정도였다.

그런데 지난해 여름에 반소매 옷을 입을 수 있을 정도로 날씨가 좋아졌다. 이 곳에서도 완전한 여름을 만끽할 수 있다는 행복감을 가졌다. 그런데 올여름에는 지난여름 보다 더 일찍 여름옷을 입을 수가 있어 스코틀랜드의 기후변화를 체감할 수 있었다.

그런데 기상청은 지난 15일 런던을 중심으로 국가비상사태인 '4단계 폭염 적색경보'를 역사상 처음으로 선포하는 날씨에 관한 뉴스가 나오기 시작했다. 40℃를 예상하는 충격적인 폭염이 올 것이라며 외출을 자재할 것을 촉구했다.

그리고 기상예보에 나타난 영국의 지도는 전부 붉게 물들어 있었다.

정말 믿기지 않는 현상이 벌어진 것이다.

영국 기상청이 기상 관측 363년 만에 최초로 기온이 40℃가 넘었다고 발표한 가운데 전례 없는 폭염에 런던 전역에서는 10곳 이상의 대형 화재가 잇달아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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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런던의 외곽지역인 웨닝턴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필자는 TV를 보면서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게 되었다. 마을이 전부 화마에 휩싸여 불타고 있는 광경이었다. 불은 마을 전체를 집어삼킬 것처럼 활활 타고 있었다. 화재의 진원지는 마른 잔디에서 자연발화 하였다고 했다.

요즘 영국은 기록적인 더위로 철로가 녹아 휘면서 철도 운영에 차질이 생기고 철로의 온도가 62℃를 기록하기도 했다. 철로 뿐만 아니라 아스팔트 포장도로 또한 폭염을 견디지 못하고 녹아내려 도로가 차단되기도 했다.

그리고 영국의 집들은 단열에 비중을 많이 두어 짓기 때문에 이번 폭염으로 인해 집이 더 더워 견디기 어려운 점도 있었다. 한국의 집 구조는 겨울에는 단열이 잘되어 집이 따뜻하고 여름에는 에어 컨디션이 집집마다 설치가 되어있어서 집이 시원한 반면에, 영국은 집에 에어 컨디션을 설치는 한 집이 5%라는 통계가 있을 정도로 거의 없고, 선풍기 같은 것도 필수품에 포함되지 않는 것이지만 이번 여름에는 선풍기 판매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는 기사도 볼 수 있었다.

 

필자는 이번 영국의 기록적인 폭염을 직접 느끼면서 기후변화가 코앞에 와 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필자가 영국에 처음 왔을 때 영국의 날씨는 늘 차가운 바람과 비를 동반하는 그리고 하루에도 비와 바람이 수시로 오는 그런 척박한 날씨였다. 그리고 여름이라고 해도 완전한 여름이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날씨였다. 그런데 최근 몇 년 사이에 완전한 여름을 느낄 수 있을 정도의 날씨로 변화 되어 필자는 좋다.하지만 마냥 좋아할 수 만은 없는것이 이번 40℃의 기온을 보면서 엄청난 변화가 올것 같은 두려움도 있다. 이 같은 기상이변을 보면서 2021년 영국 글라스고에서 열린 COP26 세계 정상들의 기후변화모임이 떠올랐다. COP26 정상들이 가진 기후변화 모임이 결실을 보는 효과를 가져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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