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호소의 말들 (사진=창비 제공)
어떤 호소의 말들 (사진=창비 제공)

[뉴스인] 김영일 기자 = 제9회 브런치북 프로젝트 대상작 최은숙 작가의 '어떤 호소의 말들'(창비)이 책으로 나왔다.

2002년부터 인권의 최전선에서 국가인권위원회 조사관으로 일해 온 저자 최은숙는 이 책에서 20여년간 조사관으로 일하며 만난 피해자들과 그 사연을 담았다. 

저자는 글을 읽고 쓸 줄 몰라 간단한 민원도 제출하기 어려운 노인, 말이 통하지 않아 정신병원에 감금된 이주 노동자, 관행이란 이유로 폭력을 견디는 운동선수, 지푸라기 잡는 심정으로 인권위를 찾았지만 세상을 등진 이까지, 개개인의 속사정을 섬세하게 들여다본다.

저자는 법률과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이들을 따스한 시선으로 돌아보면서 조사관 개인으로서 느끼는 한계도 털어놓는다. 저자는 사실 여부 확인이 인권위 조사관의 일이라면 사실 너머에 존재하는 삶의 다양한 무늬를 헤아리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인권의 마음이라고 이야기한다.

저자는 일하는 동료 조사관들에게서 용기를 얻은 에피소드도 들려준다.  20년 전 의문사한 피해자의 억울함을 밝히고자 했으나 관련 자료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그의 무덤을 찾아간 선배 조사관은  피해자의 무덤에서 밤을 지새우면 꿈에라도 나타나주지 않을까 싶어 무덤 옆에 텐트를 치고 며칠을 지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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