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수갑산을 넘으며 살다보니
어느 새 육십갑자 세월을 지나왔네
문득 돌아보니
걸어온 길도 자취가 없고
살아온 생도 보이질 않네
굽이굽이 그 수 많던 길들이
다 어디로 사라졌을까
울고 웃던 모든 일들도
다만 짧은 기억으로만 남아있구나

살아도 살아도 세상은 답을 안 하니
어쩌면 돌고 돌아 다시 또 처음
제대로 좀 살아보라고
세상이 내게 주신
두번째 첫 걸음인가 보다

 

「이은미 시인은 196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홍익대 국어과 재학 중 ‘보길도의 5월’, ‘가장 확실한 사랑’ 등으로 월간 시문학 잡지를 통해 추천 등단했다. ‘내항’과 ‘합류’에서 동인활동,대우 ‘삶과 꿈’ 잡지 편집팀에서 근무, KBS에서 휴먼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첫시집 ‘후박새 날던 저녁’과 동인지 ‘화요일 들녘에서 그리움을 맹세하지 마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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