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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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 이은미 논설위원=산다는 건 늘 이렇게 작아지는 일입니다. 아무도 알지못할 미래를 위해 도박하듯 현재를 거는 일.  가장 작은 몸뚱이를 가진 자만이 가장 먼 내일에 도달할 수 있는, 어쩌면 피 비린내 자욱한 보이지 않는 전쟁터이기도 합니다.

가끔씩 부딪는 몸싸움엔 결코 아까와함이 없이 제 살점의 일부를 떼내줄 줄도 알아야만 그 어떤 최소한의 승리라도 보장받을 수 있는, 더러는 기발나기까지한 인내에의 시험장이기도  합니다. 

마지막까지 남을 영혼의 비만을 위해서라면 언제라도 버려질 채비를 육신에게 강요해야 하는, 어찌보면 엉뚱하기도 우스꽝스럽기도 한 슬픈 선택이기도 합니다.

그래도 하나, 절대로 닳아지지 않을 그 무엇인가를 찾아, 영원히 포기할 수 없는 생의 반쪽을 쫓아, 더듬더듬 상처투성이인 남은 삶의 일부를 헤매는 것, 그 또한 도박과도 같은 산다는 일 중 하나입니다. 언제나처럼 이렇게 산다는 건 늘 작아질 준비를 하는 일이기도 합니다.

「이은미 시인은 1961년 인천에서 태어났다. 홍익대 국어과 재학 중 ‘보길도의 5월’, ‘가장 확실한 사랑’ 등으로 월간 시문학 잡지를 통해 추천 등단했다. ‘내항’과 ‘합류’에서 동인활동,대우 ‘삶과 꿈’ 잡지 편집팀에서 근무, KBS에서 휴먼 다큐멘터리 작가로 활동하기도 했다. 첫시집 ‘후박새 날던 저녁’과 동인지 ‘화요일 들녘에서 그리움을 맹세하지 마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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