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70주년을 기념하는 영국인들

출처:CN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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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인] 김효헌 칼럼니스트=사람이 태어나서 90세를 넘긴다는 것은 어쩌면 참 행운일 수 있을 것 같다.

요즘 영국 전역은 여왕의 집권 70년을 기념하기 위해 6월 2일부터 5일까지 특별공휴일이 지정되었다. 특별히 생긴 휴일이라 여행을 간다는 사람, 잉글랜드로 행사를 보러 가는 사람, 어떤 이들은 가까운 지인들과 축하 파티를 한다는 사람들 모두가 여왕의 70주년을 기념하는 계획들을 가지고 있었다.

어쩌면 영국인들에게 있어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신과 같은 존재가 아닐까 한다. 태어나서 자라고 어른이 되기까지 오직 한 여왕만 보고 자라왔으니까 말이다. 이번 플래티넘 쥬빌리 기념일은 영국인들에게 엄청난 축제일이었으며, 버버리(Burberry), 재규어(Jaguar)를 포함한 후원자들이 자금의 일부를 제공했다.

미디어가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63억 파운드의 지출이 발생하고, 이 연휴 기간으로 인해 소비가 23억, 기념품 판매로 6억 파운드에 달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에 따라 너무 많은 세금을 낭비한다는 시민들의 불만의 소리도 터져 나왔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으로 물가가 치솟고 있은 상황에서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가 연료 가격 인상, 식품 가격 및 기타 가계 비용 상승도 포함하여 9%까지 치솟은 이후 40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올랐기 때문이다.

플래티넘 쥬빌리가 다가오는 화요일 아침에 이웃집 창문에 커다란 여왕 사진과 영국 국기를 창문에 장식한 것이 눈에 띄었다. 그래서 이 장식은 무엇이냐고 물었더니 여왕의 즉위 70주년을 성대하게 기념하기위해 창문에 붙여 놓은 것이라고 했다.

필자도 일요일날 이웃들과 함께 가든에서 와인 파티를 했다.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이웃들을 다 만났다. 와인잔을 기울이며 대화하고 있는데 멀리서 종이 울리더니 다들 모이라는 것이었다. 종소리에 다들 모였는데 기념식수를 한다는 것이었다. 필자가 사는 이웃 주민 중에서 가장 연장자인 비너스라는 할머니는 96세로 엘리자베스 여왕과 나이가 같고 여왕의 플래티넘 쥬빌리 기념일을 축하하기 위해 꽃다발과 기념 식수를 한다는 것이었다. 비너스 할머니는 거동이 불편하여 휠체어를 타고 있었다. 거동이 불편한 할머니는 손주며느리의 도움으로 나무를 잡고 있었으며 삽으로 흙을 부어 식수를 마쳤다. 식수를 마치고 모두들 할머니를 위해 축하와 감사의 박수를 보냈다. 그러면서 건강과 근황이며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다. 필자도 할머니에게 다가가 이런저런 대화를 나누었다. 할머니는 평생을 독신으로 사셨으며 이제는 거동이 불편하여 요양원에 살고 계신다고 하셨다. 어쩌면 쓸쓸하게 지내실 수 있는 데 이런 자리를 마련하여 기념식수를 하는 것은 본받을 만한 것 같다.

엘리자베스2세 여왕의 70주년을 축하하기위해 기념식수와 와인 파티로 다들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영국인들에게 엘리자베스 여왕은 어떤 존재일까 하는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영국의 군주제에 대한 흥미로운 여론조사가 있어 소개하려고 한다.

1. 영국이 미래에 군주제를 계속 유지해야 하는지, 아니면 선출된 국가 원수로 교체되어야 한다고 생각하는가? 영국인 10명 중 6명(62%)은 영국이 앞으로도 군주제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며, 22%만이 국가 원수를 선출해야 한다고 답했다.

영국의 군주제는 대부분의 연령대에 걸쳐 다수의 사람에 의해 지지 받고 있지만, 지지 수준이 가장 높은 곳은 65세 이상 인구 중 81%이고, 18-24세의 41%가 선출된 국가 원수로 교체되어야 한다고 했다. 이는 젊은 층이 군주제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 군주제 제도는 영국에 좋은가 나쁜가? 대다수의 영국인(56%)은 군주제 제도가 영국에 좋다고 생각하지만, 이 비율도 2012년 12월 이후 감소했습니다. 당시 대중의 73%는 군주제가 국가에 좋은 것으로 생각했다.

3. 100년 후에도 영국은 여전히 ​​왕정을 유지할까? 영국인들은 현재 100년 후에도 왕정이 유지될 것인지에 대해 의견이 엇갈리며, 39%는 이 제도가 100년 후에도 여전히 존재할 것이라고 말했고 41%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 여왕의 퇴위시기

응답자 중 41%만이 여왕이 죽을 때까지 왕위를 유지해야 한다고 생각했고, 21%는 건강할 때 퇴위해야 한다고 생각했으며, 27%는 건강이 좋지 않은 경우 여왕이 사임해야 한다고 했다.

5. 누가 다음 왕위 계승자가 될 것인가?

조사에 따르면 27%의 사람들이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찰스 왕세자가 결국 어머니로부터 왕위를 이어받기를 원했지만 거의 절반인 47%는 윌리엄 왕자가 아버지 대신 왕이 되기를 희망했다.

또한 응답자의 18%는 영국이 여왕의 통치가 끝나면 더 이상 군주제가 없어야 한다는 흥미로운 여론조사도 있었다.

그래서 필자도 몇몇 지인들에게 여왕에 대한 개인적인 소견을 물어보았다.

여러 의견이 나왔는데, 여왕은 영국을 대표하는 상징이며 관광수입에도 거대한 영향력을지니고있을 뿐만아니라 정치적으로 나라를 지켜주는 국모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또 어떤 이는 여왕의 존재가 그렇게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있었다.그 이유가 이번에 너무많은 비용을 허비한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었다. 지금 경제적으로 위기에 처한 상황이기때문이다. 그래서 만약에 여왕이 서거하면 누가 왕위를 계승할 것 같으냐고 물었더니 서열상으로는 찰스가 되지만 영국사람들이 찰스를 좋아하지 않을 거라고 했다. 왜냐하면 다이애나와 이혼하고 카멜라와 결혼해서 영국인들에게는 그렇게 인기 있는 사람이 아니라고 했다. 그러면 누가 되었으면 좋을 것 같냐고 하니까 그래도 찰스가 되어야하지 않을까 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영국인들에게 엄청난 영향력을 나타내고 있는데 여왕의 서거 이후에 영국의 군주제가 과연 어떻게 될지, 왕위 계승자는 지금의 왕자인 찰스가 될지 아니면 손자인 윌리엄이 될지 필자도 사뭇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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