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헬스】박생규 기자 = 더러브렛 역사에서 늘 회자되는 명마들이 있다. 네아르코도 이러한 경주마 중 한 마필이다.

세계 경마계의 3대 주류 혈맥 중 '노던댄서'와 '나스룰러'가 그의 피를 물려받아 전세계를 호령하고 있으니 '20세기 최고의 명마'라는 표현도 지나침이 없을 것이다.

네아르코는 1935년 이탈리아에서 부마 파로스(Pharos)와 모마 노가라(Nogara) 사이에서 태어났다. '네아르코'라는 마명은 기원전 4세기경 고대 그리스에 실존했던 화가의 이름을 딴 것이다.

부마인 파로스는 30전 14승의 성적을 거둔 말로서 명마 파라리스의 혈통을 이어받았는데, 파라리스의 다른 자마들과 비교해 우수한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반면 모마인 노가라는 3, 4세 때에 이탈리아에서 16전 14승을 거둔 명빈마였다. 네아르코의 혈통을 살펴보면 4대째에 세인트 사이먼(ST. Simon)이라는 공통의 선조를 갖는 근친번식이다.

세인트 사이먼 역시 전세기에 걸쳐 더러브렛의 주류혈맥을 크게 변화시킨 훌륭한 말이었다.

네아르코는 2, 3세 때 경주마로 활약해 14전에 참가하여 전승을 거둔다. 그의 경주 패턴은 경주 전반에 중위권 그룹을 지키다가 직선 주로에 들어서서 선두로 치고 나가는 전형적인 추입마였다.

은퇴경주였던 파리 그랑프리 대회(3000m)에서는 엡섬더비(Epsom Derby) 우승마인 보와 르세르(Bois Roussel)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해 유명세를 드높였다.

무적의 네아르코에 대한 견제로 그를 꺾기위한 경주마들의 우승쟁탈전은 더욱 뜨거워지는 듯 했다.

그러나 파리 그랑프리 대회 4일 후 마주 페테리코 테시오(F.Tesio)는 영국인 마친 벤손에게 6만 파운드라는 당시 최고의 가격으로 네아르코를 매각한다.

당시는 제2차 세계대전에서 독일과 동맹을 맺어 이탈리아의 정세는 상당히 불안했었다. 이러한 이탈리아의 불안한 정세가 마필의 매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결국 영국으로 옮겨진 네아르코는 전쟁으로부터 큰 전화를 모면할 수 있었으니 다행스러운 일이라 할 수도 있다.

이후 네아르코는 영국 뉴마켓의 비치하우스 목장에서 씨수말로서 제2의 삶을 살게 된다. 이 기간 동안 그는 금세기 최고의 종모마였던 자신의 조부마 파라리스에 버금가는 종부 실적을 올린다.

15년 연속 리딩 사이어 부문의 베스트 10에 올랐고 1947년과 48년에는 영국의 최고의 리딩 사이어로 그 명성을 드높였다.

1959년 당시 그의 자손 중 100여두가 세계 도처에서 종마로서 활약했고 지금은 전세계 더러브렛의 70% 이상에 그의 피가 섞여있는데 그 대표적인 주류가 노던댄서계(Northern Dancer)와 나스룰러계(Nasrullah)이다.

특히 명마 나스룰러는 네아르코 최고의 자마로서 세계적인 명마 노던댄서, 니진스키, 볼드룰러, 네버랜드, 볼드래드, 시크리테리엇, 인바소르 등이 모두 나스룰러의 후예들이다.

명마 네아르코는 1957년 6월 27일, 암으로 생을 마감하고 비치하우스 목장에 묻히게 된다.

프랑스 갤럽(France Galop, 프랑스 파리 경마 시행체)에 따르면 1994년~2008년 프랑스 개선문상 경주의 우승마의 부계 혈통이 네아르코의 후예인 나스룰라, 노던댄서 계열이라고 하니 그는 죽은 후에도 세계의 많은 경주마들에게 질주본능으로 살아있다 하겠다.

<자료=한국마사회 제공>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