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한인회(회장 하용화)와 뉴욕한인지역사회관(관장 김순랑) 등 한인단체들은 지난달 31일 후러싱제일감리교회에서 서명운동을 전개해 420명의 참여를 끌어냈다. 또한 뉴욕효신장로교회(담임목사 문석호)도 같은 날 자체적으로 전개한 서명운동에서 260명의 참여를 끄는 등 주말에만 700여명의 한인들이 동참했다.
이민사기를 당한 딱한 사연의 주인공은 최유정 씨 모녀. 최씨는 두 딸과 함께 2000년 관광비자로 입국한 뒤 한인 이민브로커를 통해 취업비자를 신청했다가 이민브로커에게 속아 두 자녀와 함께 오는 15일로 예정된 추방재판 통보서를 받았다. 최씨의 둘째 딸 하영양은 인지능력이 없는 중증장애를 앓고 있어 동포들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
최씨 모녀의 사연이 뉴욕한국일보 등 한인매체를 통해 알려지면서 동포사회에서는 이들 모녀를 돕자는 온정이 쇄도, 이민국에 선처를 호소하는 서명운동 및 모금운동을 벌이게 됐다.
이와 함께 뉴욕한인회의 특별이민법 위원장인 김광수 변호사가 최씨 모녀의 무료 변론을 맡기로 하는 등 김태훈, 최요한 변호사 등 이민법 전문 한인 변호사들이 공동으로 나서 구제청원서를 영문으로 작성, 인도적 차원에서 추방면제를 요청한다는 계획이다.
지역 정치인들의 참여와 관심도 늘고 있다. 그레이스 맹 뉴욕주 하원의원에 이어 게리 애커맨 연방하원의원 사무실 보좌관이자 올 가을 뉴욕시의원 출사표를 던진 케빈 김 변호사도 최씨 모녀 구제 운동에 적극 협력하겠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에는 김광수 변호사가 소속된 이민전문법률사무소 브레츠 애 코븐에서 무료 변론을 약속해 더욱 힘을 주었다. 케리 윌리엄 브레츠 법률사무소 공동대표는 한인가족을 무료변론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며 “최 씨 가족을 돕기위해 최선의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한편 동포사회에서는 독버섯처럼 퍼져 있는 이민사기의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민브로커 사기 피해자 대부분은 ‘단기간 영주권 발급대행 브로커’를 통해 영주권을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신청자격이 없는 피해자들에게 영주권 발급이 가능하다고 속여 거액의 수수료를 받아 챙기고 있다,
문제는 이들 피해자들이 금전적 손실만 보는 것이 아니라 당국에 의해 추방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어렵게 돈을 모아 합법적 신분을 얻으려는 이들을 두 번 울리는 셈이다.
FBI와 이민세관단속국(ICE)은 보통 수사를 수년간에 걸쳐 진행하기때문에 적발된 업체를 통해 영주권이 발급된 케이스도 추적해 영주권을 박탈하고 있다. 이 때문에 5~6년이 지나서 영주권 신청이 기각되거나 박탈후 추방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한편 연방 상하원에서 추진되는 ‘2009년 이민사기방지법안’은 이민사기 브로커를 1년이하의 징역형이나 벌금형에 그치는 점으로 고려, 이민사기사건을 연방범죄로 다뤄 최대 5년의 실형과 벌금형을 함께 선고하는 등 강화된 처벌내용을 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