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뉴스인] 장재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김오수 검찰총장 사표를 반려하며 속도조절을 주문했음에도 더불어민주당은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 법안 추진 마이웨이 의사를 재확인했다.
문 대통령이 검찰에는 수사 공정성 확보와 함께 질서있는 의견표명을 당부하면서 민주당을 향해선 '국민을 위한 개혁' 원칙을 환기시켰다. 부정적 여론이 높은 검수완박법에 대한 속도조절을 당부한 것으로 읽힌다. 하지만 민주당은 문재인 정부 임기내 법안 처리 목표를 고수하는 모양새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19일 KBS 라디오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의 '국민을 위한 개혁' 메시지에 대해 "아주 마땅하고 타당한 당연한 말씀을 하신 것"이라고 평가했다.
윤 비대위원장은 "후진국일수록 범죄 수사의 효율만을 강조하게 있는데 선진국일수록 수사 과정에 부당한 인권침해가 없도록 피해를 입는 국민이 없도록 한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이 부분이 강화되는 것"이라며 "지금까지 우리는 범죄 수사라고 하는 효율성만을 강조해오다 보니까 검찰이 모든 것을 쥐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대통령께서 말씀하신 것도 검찰과 경찰 사이에 권한을 조정하는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해야 궁극적으로 국민의 권익을 지키고 국민의 인권을 지키느냐. 이 기준으로 검찰개혁을 해달라는 주문을 하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진행자가 '문 대통령은 입법 시기는 좀 조정해야 하지 않겠냐는 뉘앙스 아니냐'고 묻자, 윤 위원장은 "시기 조정의 문제는 아니라고 본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 시기는 정권이 교체되는 시기로, 윤석열 당선인이 검찰 출신이기 때문에 사실상 검찰이 가지고 있는 그 무소불위의 권한을 조금도 양보할 생각이 없는 결국은 검찰주의자 대통령이기 때문에 검찰개혁이 정권이 바뀌고 나면 5년간 불가능하다고 하는 판단에서 추진을 하고 있는 것"이라며 4월 임시국회 내 처리 방침을 재확인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인 박주민 의원도 YTN 라디오에 나와 "모든 권력기관의 개혁은 국민의 이익을 위해서 진행이 돼야 한다는 것 아니겠느냐"며 "당연히 우리도 그런 관점에서 이 개혁 작업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오수 총장 사표를 반려한 의미에 대해선 "그런 식으로 행동하지 말라는 뜻으로 우리들은 받아들였다"며 "(검찰) 본인들의 직분을 다하고 질서 있게 대응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주문을 하신 것으로도 받아들이고 있다"고 했다. 검찰의 집단행동 자제에 방점을 찍은 셈이다.
문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와 관련해선 "(어제 회동에선) 특별히 언급이 없으셨던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박홍근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비로소 2단계 권력기관 개혁이 마침내 첫걸음을 뗐다. 이제 검찰 기능 정상화는 돌이킬 수 없는 길로 접어들었다"며 "민주당은 국회법이 정한 절차를 철저히 준수하며 꼼꼼한 법안 심사와 조속한 입법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야를 가릴 일이 아니다. 이제 여당이 되는 국민의힘도 반대를 위한 반대 논리에 빠져 무조건 의사진행을 방해하려는 의도에서 벗어나 합리적 대안제시와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주길 바란다"며 "검찰도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 입법권을 존중하며 자중해야 한다. 선택적 수사와 선택적 기소, 제식구 봐주기 수사 등 검찰권 오남용에 대해 자성하고 국민을 위한 권력기관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개혁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고 했다.
다만 박지현 공동 비대위원장은 "검경수사권 분리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분명히 가야 할 길이다. 힘 있게 추진해야 하는 것도 맞는다"면서도 "다만 제가 이 시점에서 우려하는 건 우리가 속도를 중요시 하다가 방향을 잃을까봐 하는 걱정"이라며 신중론을 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2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법안심사제1소위원회를 다시 열고 검수완박법 심사를 이어갈 예정이다. 여야는 전날 민주당 주도로 소집한 법안심사1소위에서 전날 자정을 넘기면서까지 대치한 바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