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오전 서울 중구 ‘문화역 서울284’에서 열린 ‘코레일, 제2회 철도문화전’에서 가족들이 전시된 기차모형을 보고 있다. 철도문화전은 철도차량 모형 전시를 비롯해 철도 전문가 강연, 공연 등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철도 문화 축제다. 2017.08.18 / 사진=[뉴시스]
18일 오전 서울 중구 ‘문화역 서울284’에서 열린 ‘코레일, 제2회 철도문화전’에서 가족들이 전시된 기차모형을 보고 있다. 철도문화전은 철도차량 모형 전시를 비롯해 철도 전문가 강연, 공연 등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철도 문화 축제다. 2017.08.18 / 사진=[뉴시스]

[뉴스인] 김순성 논설위원 =일요일 저녁에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방송되고 있는 철도 예능 프로그램이 코로나로 지친 국민들에게 철도에 대한 추억, 낭만 그리고 아름다운 풍경들로 인해 눈호강을 시켜주고 있다.

그래서 철도는 과연 우리에게 어떤 의미가 있고, 우리 삶과 어떤 관계가 있는 지 생각해 보는 것도 현대생활을 이해하는데 필요한 일이라 생각되어서 몇자 적어 본다.

철도는 우리생활의 중요한 교통수단 중 하나이며, 우리 근대사의 중요한 역사적 산물일 뿐만 아니라 과거에서 현재까지 우리생활을 지탱해 온 하나의 문화범주로 이해해야 하기 때문일 것이다.

문화는 역사의 표출이다. 철도는 우리 역사를 품고 진행중인 문화 그 자체이고 오랜 세월 동안 대중적 삶과 밀착하면서 형성된 우리생활 속에서 삶의 일부를 담고 있는 공간이다.

돌이켜 보면, 1899년 9월 18일 처음 개통된 경인선 철도는 그 시대의 경제, 사회, 그리고 문화에 크게 기여하여 우리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지금은 고속철도 등 수없이 많은 철도노선이 전국을 연결하여 일일생활권을 반나절생활권으로 변모시키고 있다. 단순히 교통기능뿐만 아니라 테마여행이나 카폐문화 그리고 지역간 교류 등을 전파하여 우리의 생활문화와 의식의 변화에 크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제 철도는 새로운 생활경험과 그로 인해 파생된 새로운 문화의 역사를 창출하고 있다고 생각된다.

철도는 지역의 중심거점이고 랜드마크 위치로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 그리고 사람과 지역을 이어주는 교통기능 외에, 경제·사회·문화적 경험을 창출하는 공간이다. 이용자들이 만나고 헤어지는 정서의 장소로 다양한 편리성을 제공함은 물론 상업시설이나 업무공간으로 개발 잠재성이 높은 장소로서도 새로운 관점에서 시대성을 반영하는 다기능 공간으로 이해해야 될 것이다.

철도 예능 프로그램에서 보듯이 철도는 우리들 개개인의 기억과 추억이 내재되어 있는 사적공간의 의미도 가지고 있는 장소이다. 이것은 아마도 사물과 사람, 자연이 교감하면서 생각과 느낌을 공유하는 행위적 측면에서 느끼는 정서적인 감정일 것이다. 이별이나 만남, 낭만, 설렘 등을 체험하기도 하고, 여행이나 휴가 등의 여가를 즐기기도 하고, 명절에는 고향을 방문 하는 등 우리의 삶을 체험하는 공간으로 우리민족의 정한이 서려있는 정감적(Sensibility)인 장소로 기억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철도는 물리적 공간으로 철도 고유의 이동성(Mobility)의 속성이 있다. 사람과 사람, 지역과 지역간에 일정한 시간의 연속선상에서 일어나는 역동적인 공간이다. 테마여행을 통해서 여러곳으로 이동하고 통과하면서 볼거리나 먹거리 등의 다양한 경험도 할 수 있다.

또한 철도는 지역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상징적(Symbolity)인 공간이다. 기차역이나 광장, 시계탑은 약속과 만남의 장소로 누구나 인식하고 있다. 사이다, 우동, 달걀 같은 철도고유 특징의 음식문화도 철도에는 있다. 정시성 또한 고유가치로서 인식하고 있다. 한적한 시골의 간이역도 평화로움과 같은 특별한 이미지가 서려있는 공간이다. 심상적인 측면에서 철도를 상징적인 장소로 인식하고 있다. 이것이 철도를 대표하는 어떤 것으로 철도문화 창조 과정의 산물로 이해해야 할 것이다.

철도는 근대화를 선도한 출발점으로 산업화에 기여했다는 점일 것이다. 경부선이나 전라선, 장항선 등은 일제강점기에 한반도의 자본수탈을 목적으로 철도를 건설했다는 역사적인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이와 같이 철도에는 우리민족의 애환의 역사성(Historicity)이 노정되어 있는 공간이다.

이와 같이 철도문화는 생활 속에서 이용자가 경험하고 느끼는 어떠한 생각이나 행동들이 모여 형성된 생활양식 시스템 자체이며, 그것이 만들어 낸 문화산물이다. 따라서 철도문화는 정감성이고 이동성이며 상징성과 역사성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철도는 이젠 더 이상 교통의 중심지가 아니다. 생활의 중심지이다. 철도는 우리 삶의 구심체가 되어 각종 정보가 모이고, 문화나 생활공간의 지역거점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무한한 미래가치가 내재된 공간으로 점유되고 계획되어야 할 것이다.

코로나 폭풍이 지나간 이후에도 우리 대부분은 여전히 평소처럼 살아가고 있겠지만 아마도 이전과는 다른 삶을 살게 될 것이다. 우리들 앞에 새롭게 펼쳐질 철도역사의 시대적 상황 변화를 인식하는데 있어서도 철도문화를 새로운 관점에서 해석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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