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뉴스인]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 “테스형”이 ‘행복’을 말했다.

“그것을 자신 외의 것에서 발견하기를 바라는 사람은 잘못된 것이요.”

겉으로는 어느 하나 내세울게 없이 그저 자신은 무지할 뿐이지만 내면의 자아만큼은 확실했던 그였다. 그래서 스스로는 누구보다 행복했던 그. 그래서 후세는 그를 철인(哲人)으로 인정했다.

balloon 관련 이미지. (출처=pixabay)
balloon 관련 이미지. (출처=pixabay)

그의 명언 ‘너 자신을 알라’. 온 인류가 바깥출입이 억제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시대다. 바로 이때, 부질없는 세상을 탓하지 말고 오히려 ‘자기성찰’과 ‘자기고양’의 골든타임임을 감사하며 행복해 하면 어떨까.

지금 코로나19로 전 세계가 신음하고 있다. 그럼 이 창궐하는 감염증이 아니었을 때 인류는, 아니 우리는 얼마나 만족해하고, 감사해하고, 행복해 했을까?

유엔 산하 기구인 지속가능해법네트워크(SDSN)가 ‘국제행복의날’인 지난 3월 20일 ‘2020 세계행복지수보고서’를 발표했다. 여기에 상위 5위권에 핀란드, 덴마크, 스위스, 아이슬란드, 노르웨이가 들었다. 대부분이 북유럽 국가들이다.

인간사회에서 ‘행복’은 가장 중요한 가치로 꼽힌다. 그렇기에 행복지수 순위는 지대한 관심을 끈다. 서양의 소크라테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동양의 공자 모두 약 2500년 전 각자의 행복론을 펼쳤다. 그처럼 행복은 인간에게 영구불변의 보재(寶財와 같다.

lion 관련 이미지. (출처=pixabay)
lion 관련 이미지. (출처=pixabay)

세계행복지수보고서에서 최상위권을 차지한 국가들은 6개 지표에 따라 행복의 기준이 평가된다. 물론 일정한 수준의 경제력(GDP)도 갖췄지만 개인적, 사회적 환경에 대한 요소가 검증을 거친다.

그들의 높은 행복지수를 들여다보면 삶의 가치관과 생활양식이 다르다. 우선 북유럽 국가들은 사회가 안정되고 평화스러운 가운데 사회적으로 발전해 나간다. 삶에 대한 의식이 평온한 가운데 생활의 흐름이 요동치지 않고 잔잔하다.

그러면서 사회의 비리나 부정부패를 찾기 어렵고 정치나 공권력이 국민으로부터 신뢰를 받는다. 이런 바탕에서 국민들은 ‘주관적 안녕감’(wellbeing) 곧 행복감을 갖게 된다. 그들은 주위와 타산적으로 비교하지 않고 스스로의 자존감으로 서로를 껴안는다.

heart 관련 이미지. (출처=pixabay)
heart 관련 이미지. (출처=pixabay)

이에 비해 한국은 GDP 순위 10위에 비해 행복순위는 61위에 머물렀다. 이는 우리나라가 경제력은 있지만 국민이 행복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표다. 사회적 불평등과 불공정에 갈등이 많은 구조에서 국민의 삶이 평안할 리가 없다.

이런 현상은 갤럽이 발표하는 ‘글로벌감정지수’(Global Emotions Report)에도 나타난다. 개인이 일상생활에서 긍정적 또는 부정적 경험을 조사해 산출한 수치다. 말하자면 국민들이 느끼는 스트레스를 산정한 것이다.

여기에 아이러니하게도 가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국가 중의 하나가 미국이다. 경제대국의 국민이 가장 긍정적이지 못하다는 반증이다. 여기에 한국은 긍정지수가 최하위권에 속해 있다.

긍정지수를 평가하는 요소는 단순하다. ‘편안하게 쉬었는가?, 존중을 받아보았는가?, 많이 미소를 짓고 많이 웃었는가?, 재미있는 일을 하거나 배웠는가?, 즐거운 일이 많았는가?’ 등이다.

engagement 관련 이미지. (출처=pixabay)
engagement 관련 이미지. (출처=pixabay)

돈이 생활의 한 방편은 될 수 있을지언정 그것이 행복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건 다양한 연구에서도 나타난다. 물론 돈이 일정한 수준까지는 행복을 주지만 그 이상의 욕심은 결코 행복과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문제는 사회가 물질만능주의가 되어 한없이 탐욕으로 물들어 있어서다. 미국의 시인 헨리 벤 다이크가 ‘세상에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이라 불리는 상품은 없다’라고 한 말이 떠오른다.

그럼 북유럽 국가들의 생활상이 비슷하겠지만 그중 덴마크 국민이 왜 행복감을 느끼게 될까?

행복지수가 높은 덴마크 사람들이 삶에 만족하는 이유는 덴마크어로 ‘잔테로브(Jante-lov)' 가치관이다. 즉 ’당신은 다른 사람과 다를 바 없다‘라는 평등정신에 있다. 덴마크 사람들은 자신을 남과 비교하는 일이 없다.

스마일 관련 이미지. (출처=pixabay)
스마일 관련 이미지. (출처=pixabay)

그들은 자신들이 좋아하는 일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고, 모든 부문에서 평등이 사회적 잣대가 되어 있다. 반면 우리는 물질적 소유(부)와 사회적 위세(명예)를 중시하는 수직적 가치체계다.

또 덴마크 사람들이 행복한 것은 우리처럼 치열한 경쟁과 출세의식에 매이지 않아서다. 오로지 자신의 위치와 주어진 환경에서 만족감을 갖는 안분지족을 누린다. 그들이야말로 개인과 가족 중심으로 살아가는 생활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소소한 일상가운데 긍정적인 라이프스타일을 견지한다. 말하자면 작은 것에서 찾는 행복이라 할 수 있는 ‘소확행’(小確幸)인 셈이다. 거창하고 굵직한 이벤트적 삶의 욕구를 좇는 것이 아니다. 그보다는 일상생활 속에서 순리를 따르며 긍정적인 삶을 영위해 나간다.

little-girl 관련 이미지. (출처=pixabay)
little-girl 관련 이미지. (출처=pixabay)

지금 우리는 코로나19라는 상황에서 이전의 생활양식을 이어가지 못하고 있다. 그래서 국민의 부정적 감정이 심화되고 있다. 소위 코로나블루라는 우울감 현상이 나타나 행복도는 더 낮아지게 됐을 수 있다.

코로나19가 한국사람 특유의 활동적이고 희열을 추구했던 삶의 경향을 틀어놓았기 때문이다. 우리의 체질적으로 집체적인 유희 욕구가 통제받을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익숙했던 집단적 교류에서 개별적 칩거를 강요당한 셈이다.

이런 여건에서 우리는 현실을 탓하며 부정하기 보다는 오히려 생활의 패턴을 새롭게 정비하면 좋겠다. 그동안 ‘허울참’에 매달려 앞뒤 헤아리지 못했던 일상의 쳇바퀴에서 탈출해 보자.

그리고 진실 된 자아를 탐구하며 내면의 평화를 찾는 계기로 삼는 그 의미는 어떨까? 지금껏 젖어온 외형적 가치에 얽매이기보다 현실의 자신을 깨달으며 작지만 일상적인 행복을 얻도록 관점을 바꾸는 일이다.

현재의 상황이 마무리 되면 다시 과거의 생활 행태로 되돌아 갈 수 있다는 조급한 갈망도 떨쳐야 한다. 그보다는 차제에 삶의 틀을 새로운 모양새로 다듬어가야겠다는 긍정의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그것이 삶의 모드가 바뀔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순응하는 것이 된다.

sunset 관련 이미지. (출처=pixabay)
sunset 관련 이미지. (출처=pixabay)

객관적인 지표들이 보여주듯 우리의 지난날 생활 방식은 물질을 풍족케는 했지만 진정한 행복감을 가져다주지는 못했다. 때문에 코로나19를 계기로 라이프 패러다임 혁신의 변곡점이 되도록 지혜를 짜내야 한다.

이때에 어느 중국 시인의 처세훈처럼 ‘세속에 집착하지 않고(自處超然), 남에게는 온화하고 부드럽게(處人藹然), 평소에 맑고 잔잔하게(無事澄然)’ 처신해 보도록 하는 것이다.

그래야 우리사회가 끝없는 욕구 충족을 위한 강박관념에서 벗어나 현실을 줄길 수 있다. 그럴 때 행복지수가 높은 국가들 같이 쫓기지 않고 여유로움 속에 지속가능한 행복을 체화할 수 있을 것이다.

지속가능한 행복이란 인생을 살 맛 나게 하는 요체다. 그 속에는 긍정적인 정서와 자신의 일에 대한 몰입, 그리고 인생을 살아가는 의미가 담겨진다. 즉 누구나가 한결같이 바라는 만족, 낙관, 희망, 기쁨, 감사, 즐거움을 향유하게 되는 것이다.

children 관련 이미지. (출처=pixabay)
children 관련 이미지. (출처=pixabay)

일찍이 아리스토텔레스는 진정한 행복을 ‘에우다이모니아’(eudaimonia)라고 했다. 그것은 ‘인간의 본성에서 가장 고결하고 가장 좋은 것을 이루는 기쁨’을 의미한다. 이제 우리사회는 물질 풍요의 정점에 있다. 지금이야말로 진정한 삶의 가치와 행복감을 외적인 이욕이 아닌 스스로 내면에서 찾으려는 창의적인 노력이 요구된다. 바로 ‘삶을 그냥 살아가는 게 아닌 행복하게 꾸며가는 것’(Not Live But Thrive)이다.


※ 이인권 문화경영미디어컨설팅 대표는 2020전국생활문화축제 추진위원장과 칼럼니스트 및 문화커뮤니케이터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CEO 대표와 예원예술대학교 겸임교수 역임과 ‘예술경영리더십’, ‘문화예술리더론’, ‘긍정으로 성공하라’, ‘경쟁의 지혜’, ‘예술공연 매니지먼트’등 14권을 저술했다.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