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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마음이 담긴 운전으로 고령자 배려해야
한국교통안전공단 서울본부 김석호 연구원 | 승인 2020.04.03 10:38
한국교통안전공단 서울본부 김석호 연구원.

[뉴스인] 한국교통안전공단 서울본부 김석호 연구원 = ‘운전을 잘 하는 것’과 ‘잘 운전하는 것’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문득 생각해 보았다. ‘운전을 잘 하는 것’은 운전 기술이다. 운전 기술은 운전자의 경력이나 자동차의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그렇다면 ‘잘 운전하는 것’은 어떤 것일까 짚어본다면 여기에는 운전자의 마음, 즉 그 사람의 인격이 담겨있어야 가능한 일이다. 운전하는 과정에서 우리는 그 사람의 인격이 나타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그래서 운전을 인격이라고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마음이 담긴 운전이란 무엇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배려하는 운전인데 특히 고령의 어르신들이나 보행자를 먼저 생각하는 마음이 담겨야 하는 것이다. 교통사고 사망자수가 해마다 줄어들고 있는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그러나 고령의 보행자가 교통사고로 생명을 잃는 안타까운 일이 자주 발생한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의 38%가 65세 이상의 고령이라고 한다. 발생건수는 연평균 6.5%, 사망자수는 0.9%씩 증가했다. 교통사고 사망자 3명중 1명이 바로 고령자인데, 사고 이유는 너무 단순하다. 운전자와 보행자의 양보와 배려의 부족이다. 

더구나 최근 3년간 고령운전자의 교통사고 발생비율은 전체(66만 2562건)의 8.0%(5만 3055건)를 차지했는데 사망자 비율은 14.5%로 치사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운전을 하는 고령자의 운전기술이 떨어지는 것이 이유이고, 특히 고령 보행자인 경우 보행속도도 느리지만, 순간대처능력도 떨어지기에 달려오는 자동차를 인지하고 피하는 일도 어려운 일이 되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우리 사회는 이미 고령화로 접어들었다. 2026년에는 초고령사회 진입이 예상된다. 나이 드는 것도 서러운데 도처에 나이든 고령자를 위협하는 일들이 도사리고 있으니 누구를 탓할 수 있을까 싶다. 누군가는 고령 운전자의 운전자격을 검증하는 시스템을 앞서서 만들어야 하고, 자동차 또한 갑작스런 장애물에 긴급 제동으로 반응하는 첨단안전자동차 개발도 서둘러야 한다는 생각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것들에 앞서 보행자라면 보행자답게 주위를 살피는 일에 집중해야 하고, 운전자라면 어떠한 상황에서도 배려운전으로 보행자를 먼저 보호해야 한다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싶다. 어르신 교통사고의 원인은 안전 제도의 부족, 인지 및 대처 능력 부족, 양보 문화의 부재 등 다양한 원인을 지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모든 것에 선행하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그들을 교통 약자로 인지하고 보호하고자 하는 우리의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지 않을까. 

경찰에서는 노인 통행인구를 감안할 경우 전국에 7,157곳의 실버존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를 내놓았으나 전국에 실버존은 약 10% 수준이다. 어린이를 보호하기 위해 설정한 스쿨존이 전국적으로 1만 6천곳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그만큼 노인은 우리 교통환경에서 배려가 필요한 약자라는 인식이 사람들에게서 부족한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생각은 몸을 움직이고 문화를 만드는 힘이 있다. 모든 것의 시작이 생각과 인식에서 출발한다. 음주운전에 대한 분노가 처벌을 강화했고, 어린이에 사고에 대한 안타까움이 스쿨존을 만들어냈던 것처럼 이제는 어르신에 대한 국민적 의식과 공감대가 함께 이루어진 정책이 필요해 보인다. 누군가의 어머니이자 아버지이고 우리의 가족이라는 생각으로 이제는 노인 교통사고의 가장 큰 원인을 우리의 보호 인식 부족으로 돌려야 한다. 어르신 교통사고를 줄이는 방법은 결국 어렵고 멀리 있는 것이 아니다. 그분들을 약자로 인식하고 배려하는 것이 안전과 사고 예방의 첫걸음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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