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쉬운 슬로시티의 휴식

가을이 다가오는 슬로시티 정산도(사진=정경호 기자)

[뉴스인] 정경호 기자  = 가을 태풍이 거셋던 남해안, 링링에 이어 타파까지 우리나라를 지났다. 피해도 심각하다.

기자는 취재차 지방 길에 나섰다가 섬 지역은 어떤지 돌아보기로 했다. 지난 24일 찾은 곳이 완도군이다. 태풍이 지나갔다고 해도 혹시나, 걱정하는 내심으로 코스모스를 기대하며, 슬로시티 청상도에서 하늘거리는 코스모스 길을 카메라에 담았다.

배에서 내려 당리마을에 도착하니 역시나 기대는 무리였다. 코스모스는 다 쓰러저 있어 아쉽기 그지없지만 어쩌랴, 자연이 한 일을. 전복 농사도 피해가 적지 않을 주민들 걱정이 앞선다. 피해 복구가 빨리 이뤄지기를 바라며 취재 목록을 채웠다.

아쉬운 마음에 섬 일주 버스에 올랐다. 관광객이 없는 일주 버스는 거의 비다시피 했다. 차창 밖으로는 부지런한 손들이 벌써 쓰러진 벼들을 일으켜 세워놓았다. 방문을 취소했는지 관광객도 보이지 않는 청산도를 돌아보며 기자 혼자 슬로시티의 고즈넉함을 맛보나 싶었다.

조용한 섬마을에서 울리는 경적 소리. 버스는 섬을 도는 내내 경적을 터트린다. 나이 드신 주민들을 위해 울린다고는 하지만 이건 너무하다. 복잡한 도시보다 조용한 마을에서 반복적으로 눌러대는‘빵빵’은 더 크고 짜증스럽게 들린다. 기자가 운이 없이 유독 경적소리가 큰 버스를 탄 것일까? 30분 섬을 도는 동안 슬로시티의 소음 공해에 시달렸다.

청산도 순환버스 '빵빵' 굉음 소리는 어떤 의미인가?

관광은 서비스다. 서비스는 배려에서 출발한다. 방문객을 아랑곳하지 않는 독선이 불쾌하다. 완도군이 관광 수익을 올리기 위해 전국을 대상으로 마케팅을 하고 있다. 그 전에 방문객을 내쫓는 안의 서비스 부재를 메우기를 바란다. 쓰러진 코스모스는 다음에 다시 와서 보면 된다. 그러나 마구 대하는 손님맞이는 그곳에 가지 말라고 입 나팔을 불도록 화를 돋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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