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예가이자 유약 연구가인 김은미 작가 2인전(사진=정경호 기자)

[뉴스인] 정경호 기자  = 무덤덤한 흙이 불을 만나 구워지면 화려한 꽃이 된다. 여성 도예가 2인이 함께 피운 꽃이다. 지난 5월 22일부터 28일까지 경인미술관 아틀리에서 열린 ‘김은미, 변규리 2인전’이 많은 이들의 감탄 속에 막을 내렸다.

김은미 작가는 도자에 한국의 멋을 심어 해외에서 더 알려진 장신구 작가이다. 변규리 작가는

사용해 자신 만의 작품을 만든다.

김은미 도예작가

이번 전시 작품 속에도 이들의 특징을 만날 수 있었다. 김은미 작가의 ‘화조풍월’ 전은 유약 대신 옻칠로 마감하는 전통 기법을 나전칠기와 함께 재현했다. 그러자 장신구의 기능과 화려함이 더욱 살아났다. 목걸이, 가락지는 사람의 목과 손에서 꽃이 된다.

김은미 작가에게 장신구는 점, 선, 면으로 이루어진 기하학적 요소를 가장 작은 조형 작품으로 표현한 것이다.

김은미 작가는 작가 노트에 “기존의 큰 조형작품들이 건물, 공간과 어우러져 그 예술성을 표현했다면 장신구는 사람의 목과 가슴, 손에 선과 함께 어우러지며 완성되는 작품으로 디자인하고 작업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변규리 작가 작품에 반한좌측 예당국악원 조수빈 원장 우측 변규리 작가(사진=정경호 기자)

변규리 작가의 작품들은 “행성(planet) 연작의 원형화기와 오브제를 활용한 우주적 형태의 화기들은 청보라 무광유와 짙은 흙냄새 나는 토유(土釉)를 살갗에 품고 어디론가 떠나려 한다.

자연의 화초를 어레인지하면 새로운 촉수가 생겨나서 이들은 서로 의지하며 새로운 행성을 찾아 떠나버린다”는 작가의 말처럼 살아있는 꽃이나 들풀이 더해져 더욱 눈길을 끌었다.

변규리 작가의 이번 전시는 2004년 ‘철유견문기(鐵釉見聞記)’를 주제로 시작한 화기(花器)작업의 연작들로 작가는 유기적 형태와 유약의 세라믹 원료적 특성을 이용한 원시적 색채와 현상에 집착해 작업했다.

경인미술관 도예 2인전 (사진=정경호 기자)

변규리 작가는 벌써 내년 4월 ‘변신술’ 전시를 준비 중이다. 김은미 작가는 유약과 옻칠. 나전의 융합에 대한 시도와 고민을 한국적이면서 현대적인 작은 조형작품으로 풀어나갈 계획이다.

쉼 없이 흙과 소통하며 불과 천연 유약으로 아름다움을 빚는 두 작가의 노력은 도예를 생활 속으로, 우리 몸 가까이 끌어당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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