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구로병원 심장이식 수술 모습. (사진=고대구로병원 제공)

[뉴스인] 조진성 기자 = 심부전이란 심근경색, 판막질환, 심근병증, 심장근육 손상 등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심장 기능이 약화돼 혈액순환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여 숨이 차는 증상을 말한다.

심장은 신체의 혈액을 모아 온몸으로 보내주는 역할을 하며 수축과 이완을 반복한다. 그런데 이런 수축과 이완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 심부전 증상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심부전은 급성 심부전과 만성 심부전으로 나뉘는데 급성 심근경색증이나 판막파열로 인해 급성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점차적으로 진행하는 만성 심부전이 대다수다.

흉통, 호흡곤란, 심계항진, 피로감 등이 심부전의 대표적인 증상이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태는 악화되며 요즘처럼 찬바람이 부는 환절기에는 갑자기 심장이 뻐근해진다거나 급격하게 뛰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또 운동 중 가슴이 답답하거나 뻐근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

27일 고려대 구로병원 심혈관센터 김응주 교수는 "심장 기능 이상이 심각해지면 전신으로 피를 내보내는 양이 부족해지므로 심장은 이를 보충하기 위해 박동수를 증가시키게 된다"며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악순환이 반복되어 결국 심장과 심근이 비대하게 커져 심부전의 대표적인 증상인 호흡 곤란 증상을 불러일으키게 된다"고 밝혔다.

호흡 곤란 증세는 점점 심해져 나중에는 운동을 하지 않아도 발생하고, 누웠을 때 더욱 심해져 잠을 잘 수 없을 정도가 되기도 한다. 이 외에도 소화불량, 식욕 감소, 부종 등이 나타나면 반드시 병원을 찾아야 한다.

심부전 환자는 증상에 따라 치료 방법이 달라진다. 급성 심부전 환자는 악화 요인을 제거하고 약물로 증상을 호전시키는 치료를 실시한다.

만성 심부전 환자는 그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르다. 관상동맥 협착에 의한 심부전은 시술이나 수술을 통해 관상동맥 협착을 해결하고, 중증의 판막 질환이 원인인 심부전은 판막 수술과 같은 특수한 치료를 실시한다.

만약 고혈압이 원인이라면 항고혈압 약물 투여가 필요하다. 하지만 만성 심부전의 경우 약물 치료로 어느 정도 증상을 조절할 수 있지만 한계가 있으며 심부전 이전의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는 없다.

고려대 구로병원 흉부외과 백만종 교수는 "점차 상태가 나빠져 입원을 반복하고 약물로도 증상을 치료할 수 없다면 에크모(ECMO, 체외막 산소화 장치)를 삽입해 보조혈류순환을 해주거나 심장 기능을 도와주는 바드(VAD, 심실 보조 장치)를 이식해야 한다"며 "이마저도 기능을 다하지 못한다면 최종적으로는 심장이식수술을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말기 심부전 환자는 1년 내 치사율이 70~80%로 암 환자의 치사율보다 높다. 장기 이식 수술을 받으면 1년 내 생존율이 90% 이상이며 10년 내 생존율은 60~70%로 매우 높아진다. 한마디로 말기 심부전 환자에게는 인공심장이식술이나 심장이식 수술이 마지막 희망인 것이다.

그러나 심장이식수술은 관상동맥수술, 판막수술, 대동맥수술 등 다른 심장 수술을 모두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실시할 수 있어야 시도할 수 있을 만큼 난이도가 높아 국내에서는 대학병원급 일부 대형병원에서만 심장이식수술을 실시하고 있다.

심장이식수술은 수혜자 몸에 맞는 심장 공여자의 기증이 매우 중요하다. 심장 획득에서 이식수술을 마치기까지 모든 과정이 가능한 4시간 안에 마무리돼야 수술 후 양호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매우 어려운 전제 조건이 있다.

임상 경험이 풍부한 믿을 수 있는 의료진과 응급 상황에서도 대응할 수 있는 타과 협진이 가능한 유기적인 협진 시스템이 갖춰지고, 복잡하고 어려운 수술을 시도할 수 있는 최첨단 장비가 구비돼야 성공적인 결과를 보일 수 있는 수술로 전해졌다.

백만종 교수는 "심장이식수술이 어려운 수술임에는 틀림없지만 심장이식전문팀이 있는 믿을 수 있는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다면 얼마든지 희망이 있으니 만성 심부전을 앓고 있는 말기 환자라고 하여도 절대로 포기하지 말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어 그는 "얼마 전 수축 기능 부전을 동반한 울혈성 심부전을 앓고 있는 65세 환자의 심장이식수술도 45분 만에 끝냈으며 이 환자는 수술 29일 만에 두발로 걸어 나갈 정도로 지금은 건강한 삶을 되찾았다"고 말했다.

심장이식수술을 받으면 10분도 채 걷지 못하던 환자가 계단을 오르내리고 자유롭게 걸어 이동할 수 있을 만큼 심장기능이 좋아진다. 하지만 심장이식수술을 받았다고 해서 모든 것이 끝난 것은 아니다. 이후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

심장이식수술 후에는 면역 거부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처방받은 대로 면역억제제를 복용해야 하며 조금이라도 이상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을 즉시 찾아야 한다.

평생 매우 엄격하고 철저한 자기 관리가 필요하며 체계적인 심장재활치료를 통해 약해진 심장 기능을 강화시키고 일상생활에 적응해 나가는 노력도 필요하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