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천대 길병원 전경. (사진=가천대 길병원 제공)

[뉴스인] 조진성 기자 =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가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가치로 부각되고 있는 가운데, 가천대 길병원이 인공지능 기반의 뇌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 개발에 착수했다.

길병원은 치매 등 뇌질환의 효과적인 예방과 진단, 치료 등 전주기에 대한 대규모 정보를 딥러닝 인공지능 기술에 적용해 개인에 특화된 뇌질환 정밀의료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과 가천대 뇌과학연구원 등에서 수행 중인 기존의 연구 성과와 독점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이다.

현재의 진료는 증상이 비슷한 환자를 동일하게 진단하는 보편화된 의료에서 개인의 유전자 정보, 진료 내역 등 데이터를 분석해 개인에게 최적화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개인 맞춤형 정밀의료로 넘어가는 단계에 있다.

특히 정밀의료는 암 연구 분야에서 실용적인 결과를 도출해, 가천대 길병원이 도입하고 있는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 등 진료에 활용되는 수준으로 발전했다.

그 이유는 암은 대체로 유전자 이상 질환으로 보아 개인별 암 유전 정보와 진단, 예후, 치료방법 선택 사이에 일대일 대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반면 뇌질환은 훨씬 더 다양한 이유로 발생한다. 유전적 요인은 물론 환경, 생활습관 등 상호 작용으로 질환이 결정되는 특징이 강하다. 유전자 정보만으로는 진단, 예측, 치료에서 큰 성과를 거둘 수 없는 경우가 많다.

또 진단과 치료에 적용될 수 있는 바이오마커(몸 안의 변화를 나타낼 수 있는 지표)가 제한적이다.

이러한 뇌질환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질환 요소와 생활 습관 등 환자별 인자를 정밀의료를 통해 통합적 접근해야 하나, 아직까지 임상 의료진의 의견에 의존하는 부분이 크다.

뇌질환 극복을 위한 정밀의료 구현을 위해 국내외에서 많은 접근이 시도되고 있다. 국내에서도 각 분야에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사업들은 3T MRI 기반의 뇌영상 정보를 활용한다는 점에서, 또 특정 뇌질환 분야에서의 연구를 시도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가천대 길병원이 개발하려는 뇌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은 가천대 뇌과학연구원이 보유하고 있는 7T MRI, HRRT-PET 등 초정밀 뇌영상을 활용한 ‘질환-생체 모형’ 구축을 통해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는 진료 지침이라는 점에서 차별화 된다.

뇌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은 치매, 이상운동질환, 뇌전증 등 뇌질환에서 환자 개인의 유전, 환경, 생물학적 특성 등을 통합적으로 분석해 예방(예측), 진단, 치료, 관리 등 전주기적 분야에서 최적화된 지침을 제시하게 된다.

뇌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은 의료와 생활패턴 데이터를 딥러닝 기법으로 분석해 뇌질환 모니터링 및 치료 지침의 정확도를 높여 환자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데 목표를 둔다.

뇌질환 진료지침 정밀의료 플랫폼은 대표적인 뇌질환인 치매, 이상운동질환, 뇌전증 주요 뇌질환에 적용된다.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은 치매다. 치매의 경우 임상적인 복잡성으로 인해 MRI 등 진단 영상이 같더라도 증상과 원인, 예후 등이 다르게 나타난다.

가천대 길병원은 2015년 국내 의료기관 중 최초로 플루트메타몰을 활용한 아밀로이드 PET-CT 촬영을 시행해 치매 진단 노하우를 확보하고 있다.

치매 원인이 되는 독성 단백질 인 베타 아밀로이드는 치매 증상이 나타나기 5~10년 전부터 뇌에 축적되는데 영상 정보들과 유전자, 환경, 라이프스타일 등에 관한 정보가 통합적으로 분석돼야만 치료 성과를 높일 수 있다.

아밀로이드 단백이 뇌질환의 발병 유무를 나타내는 지표라면, 최근 주목 받고 있는 것은 타우(tau) 단백으로, 이 물질이 뇌 어느 부위에 얼마나 침착되었는지가 치매의 증상, 정도 등을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천대 길병원은 국내 IT 서비스 4개사 및 의료기관 컨소시엄으로 지난해부터 클라우드 컴퓨팅, 인공지능 등을 주제로 병원정보시스템(P-HIS) 개발을 진행 중이며 당장 활용 가능한 응용기술과 자체 기술 등을 활용해 뇌질환 특화 AI 알고리즘을 개발해 나갈 예정이다.

18일 이근 가천대 길병원장은 "국내 최초로 인공지능을 암 진료에 도입한 가천대 길병원이 뇌질환 분야에서 자체 기술력과 기존 연구와의 융복합으로 4차산업혁명을 주도하는 ‘뇌질환 명의’을 만든다는 것이 이번 개발 사업의 목표"라며 "뇌질환에 대한 통합적 접근이 가능하다면 이를 활용한 R&D 개발과 국가적 수익 창출, 의료비 절감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키워드

#N
저작권자 © 뉴스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